영국 포크스턴과 프랑스 칼레시를 잇는 영불해저터널(유로터널)을 통해 밀입국을 시도하는 난민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유럽에서 비난의 화살이 영국으로 향하고 있다. 유럽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짐’을 나눠지려 하지 않고 다른 국가들에게 떠넘긴다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2일(현지시간) 모르간 요한손 스웨덴 이민부 장관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향해 “칼레 난민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퍼부었다고 보도했다.
요한손 장관은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캐머런 총리가 이 일에 대해 책임질 부분이 많음에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난민 문제로 사람들을 분열시키려고 하고 있으며 그것은 건설적인 방향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또 캐머런 총리가 망명 절차가 진행 중인 난민들을 두고 ‘불법 난민’이라는 단어를 쓰는 태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스웨덴은 지난해 3만명의 난민을 받아들였다. 1만명 수준의 영국과 비교된다.
영국으로 입국하려는 수천명의 난민들이 유로터널로 몰려들면서 지난주엔 사망자도 발생했다. 그러나 터널의 양쪽 경계에 있는 영국과 프랑스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게 사태 해결에 나서달라고 할 뿐 책임지려고 하지는 않는 모양새다. 캐머런 총리는 더 나아가 불법 난민을 법원의 명령 없이도 살던 집에서 강제 퇴거시킬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이민법에 넣어 통과시키려 한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이 이날 전했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자비에 베르트랑 전 프랑스 보건노동부장관은 “난민들을 영국으로 보내고 캐머런 총리가 (난민들에게) 하고 싶은대로 하게 놔둬야 한다”면서 난민이 프랑스 땅을 떠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타샤 부샤르 칼레 시장은 “난민캠프는 영국쪽 켄트에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스웨덴 이민부 장관 “칼레의 비극은 영국 데이비드 카메론 총리 때문”
입력 2015-08-03 1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