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시도한 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전치 20주의 중상을 입은 50대 경찰관이 병상에서 승진 임용식을 치렀다.
3일 인천강화경찰서에 따르면 이 경찰서 교통관리계 안형택(50) 경위는 지난달 3일 오후 1시6분쯤 교통 순찰 중 인천시 강화군 관청리의 한 사거리에서 1t 화물차에 치였다.
당시 안 경위는 순찰용 오토바이에 혼자 타고 강화여고 방향으로 가기 위해 신호대기 중이었다.
그러나 안 경위는 반대편 방향에서 중앙선을 침범한 채 속력을 내며 달리는 화물차를 피할 겨를이 없었다. 차량에 치인 충격으로 안 경위는 골반 뼈가 부러지고 가슴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전치 20주 진단을 받았다.
조사결과 사고 차량 운전자 A씨(56)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고의로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미리 작성한 유서를 사고 직후 인근에 있던 행인에게 건네준 뒤 달아났다가 다음 날 오전 강화군의 한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당일은 안 경위가 2006년 경사로 진급한 이후 9년 만에 경위 승진을 한 달가량 앞둔 날이었다. 사고 후 경기도 김포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인 안 경위는 이날 병상에서 경위 계급장을 받았다.
윤종기 인천지방경찰청장은 병실을 찾아 승진 임용장을 안 경위에게 수여한 뒤 경찰 정복을 입지 못한 채 병상에 누운 안 경위의 손에 계급장을 쥐어줬다.
윤 청장은 “하루빨리 완쾌해 직원들과 함께 웃으며 다시 근무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안 경위는 “건강한 모습으로 진급식을 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해 가족과 동료 직원들에게 미안하다”며 “건강하게 업무에 복귀해 더 열심히 근무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자살시도 운전자 차량에 중상입은 인천 강화서 안형택 경위 병상 승진
입력 2015-08-03 1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