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의 갑작스러운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은 차기 또는 차차기 대선을 겨냥한 전략적 행보라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일부에선 그동안의 돌출 행보를 만회하기 위한 ‘자숙의 제스처’란 분석도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도 “정계은퇴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최고위원직도 유지키로 했다.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철저히 저 자신부터 돌아보는 시간, 또 진정한 미래에 걸맞은 실력과 깊이를 갖췄을 때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명확하게 ‘가부’를 밝히지 않은 셈이다. 결국 이번 불출마도 다음 정치적 행보를 계산한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일각에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2006년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재기한 것을 벤치마킹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김 최고위원 본인의 누적된 좌충우돌 행보를 만회하기 위한 포석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는 tm스로도 “최연소 군수, 도지사를 거치면서 몸에 배인 스타의식과 조급증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만나게 했고, 반대로 몸과 마음은 시들어갔다”고 했다.
실제 김 최고위원은 새누리당 지도부 입성 이후 돌출 언행을 계속해왔다. 지난해 말 돌연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했고, 최근에는 논란이 됐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에 총대를 멨다가 김무성 대표와 얼굴까지 붉혀 당내 분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 초선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가장 큰 이유가 스텝이 너무 꼬여서인 것 같다. 너무 꼬여서 어떻게 풀 방법을 못 찾은 것”이라고 했다.
일부에서는 그가 총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출마키로 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김 최고위원의 지역구는 경남 김해을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이 포함돼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선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초접전이 예고돼 왔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돌출행보 김태호 돌연 불출마 선언 왜?
입력 2015-08-03 15:54 수정 2015-08-03 1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