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대신 커피 마시는 중국인…상하이에 커피거래소 설립

입력 2015-08-03 15:25

차의 나라였던 중국에서 커피 소비가 급증하며 이제 국제 커피무역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상하이시 자유무역시범구는 최근 자유무역지대에 ‘커피 교역센터’ 설립을 정식 승인하고 연내에 다양한 고품질의 커피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커피시장을 만들겠다고 중국 영문일간 차이나데일리가 3일 보도했다.

커피 교역센터는 이 센터를 통한 커피 거래액이 2017년 840억 위안(15조7000억원)에 이르고 이어 2018년까지 1200억 위안(22조5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 최대의 커피 거래시장인 싱가포르를 넘어서 뉴욕, 런던에 이어 세계 3대 국제 커피 거래소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센터는 올해 말까지 일반 기업과 개인 소비자들도 웹사이트를 통해 커피콩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륙간 무역상품인 커피 거래를 활성화하는 선구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센터는 먼저 중국 내에서 소비할 커피콩을 전 세계에서 들여오는데 주력하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 일본, 한국 등이 수입하는 커피콩까지 거래 범위를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어 윈난(雲南)성에서 생산되는 자국산 커피콩의 거래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중국의 커피 인구가 상하이와 베이징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늘어나는데 따라 거래시장까지 장악하려는 발빠른 움직임이다. 중국 커피협회에 따르면 중국내 커피 소비는 매년 15% 늘어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 속도다.

외국 문화의 영향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인해 중국 젊은이들에게 커피는 패션의 일부분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다. 상하이 도심에서 커피를 들고 다니는 출근길 직장인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스타벅스, 코스타, 카페베네 등의 해외 커피숍 체인점들이 대부분의 중국 도시에 진출했고 점포를 급속히 늘려가고 있다. 1999년 베이징에 처음 문을 열었던 스타벅스는 중국내 점포를 2019년까지 3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왕전둥(王振東) 커피교역센터 회장은 “상하이는 중국 최대의 커피 소비 도시로 커피 교역의 최적지”라며 “상하이의 지정학적 위치에, 자유무역지대의 금융 세제 우대 혜택이 더해지면 목표 달성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30년대 상하이가 ‘동방의 파리’로 불리며 외국인들과 현지인들이 애용하는 커피숍이 성행했던 과거를 상기시켰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