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타차 역전패 고진영 통한의 눈물

입력 2015-08-03 14:45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한 순간 한 켠에선 고진영(20·넵스)이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고진영은 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 코스에서 열린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3타차 선두를 지키지 못하고 박인비에게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공동 1위로 출발한 고진영은 12번홀까지만 해도 이글 1개와 버디 2개 등 나무랄 데 없는 경기를 펼치며 단독 1위로 앞서갔다. 그러나 두개 조 앞에서 경기하는 박인비가 14번홀에서 이글을 잡아 공동 선두로 치고 올라오자 흔들렸다.

13번홀에서 그린 주변에 있는 공을 놓고 웨지로 어프로치 하려던 마음을 바꿔 퍼트를 든 게 화근이었다. 공은 핀에 크게 못 미쳤고 결국 보기를 했다. 또 16번홀에서 친 세컨드샷이 그린 앞 해저드에 빠지고 말았다. 고진영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더블보기를 적어냈으며 우승에서 멀어졌다. 반면 박인비는 이 홀에서 버디를 낚아 단독 선두로 치고나갔다.

고진영은 경기 후 스코어 기록지를 제출하면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그래도 이내 마음을 추스린 뒤 “이대로 돌아가도 좋다. 너무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진영은 세계 여자 골프계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고진영은 해외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그것도 메이저대회에서 처음 출전해 우승권 실력을 뽐냈다.

한·미·일에 이어 한 시즌 4대 투어 메이저대회 석권에 도전했던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최종합계 4오버파 292타, 공동 31위로 대회를 마쳤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