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공원에 있는 백범 김구 선생 동상을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3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광복 70주년을 맞아 백범 동상을 인천대공원에서 월미공원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역에서 일고 있다.
백범 동상은 김구 선생의 애국·독립 정신을 추모·계승하고자 1997년 초 ‘백범 김구 선생 동상 건립 인천시민추진위’(위원장 고 이회림 동양제철화학 전 창업자 겸 명예회장)를 구성해 기금 7억원을 모으면서 건립이 본격화됐다. 같은 해 10월 시로부터 인천대공원 안에 670여㎡의 부지를 배정받아 백범 김구 선생 공원을 조성하고 좌대 3.1m, 높이 2.8m의 동상을 세웠다. 동상 왼쪽 뒤로 1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어머니 곽낙원 여사의 동상이 자리 잡고 있다. 한복 차림에 오른손으로 그릇을 안은 곽 여사의 동상은 1948년 서울대에 재직하던 교수 겸 조각가가 제작한 것이다. 김구 선생이 인천교도소(당시 감옥소)에 투옥됐을때 곽 여사가 식사를 준비해 교도소로 가져오는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곽 여사의 동상은 서울 효창공원 김구 선생 기념관 안에 있던 것을 당시 추진위가 인천으로 옮겨와 다시 세웠다.
김구 선생의 동상을 인천에 세우게 된 것은 김구 선생이 1896년 21세 때 황해도에서 일본군 중위 쓰치다를 살해한 혐의로 인천교도소에서 옥고를 치르는 등 인천과의 인연이 깊기 때문이다. 선생은 그 후 1911년 36세 때에 독립운동을 한 혐의로 체포돼 인천교도소에 다시 갇혔다. 수감 생활 도중 쇠사슬에 묶인 채 인천항 축조공사에 동원돼 큰 고초를 겪었다.
김구 선생 자신이 청년 시절 교도소에서 인천항을 통해 들어오는 신문물을 익히며 항일독립운동가로서 사상을 정립했다고 자신의 일대기 ‘백범일지’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上海)로 망명을 떠나기 전 인천에서 국내 독립운동가들과 마지막 회의를 했다는 설도 인천에 동상이 들어선 근거가 됐다.
새로운 부지로 거론되는 곳은 자유공원과 월미공원 2곳이다.
월미공원은 인천 앞바다가 내려다보이고 멀리는 중국을 바라볼 수 있는 월미산(높이 105m) 안에 있다. 이곳은 차이나타운·개항박물관과도 가깝고 내년 8월이면 개통되는 월미도 모노레일과도 연결된다.
동상 설립추진위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던 박영복 인천시 정무 특보는 “건립 당시 부지 적합성을 놓고 이견이 있었다”며 “유정복 시장이 인천 고유의 역사와 문화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누차 강조하는 만큼 김구 선생의 인천 활동을 재조명하는 계기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광복 70주년, 백범 김구 동상 월미공원 이전 여론 “더 많은 시민들이 볼 수 있어야”
입력 2015-08-03 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