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길 입장료 징수 논란

입력 2015-08-03 13:15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전남 담양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길의 입장료를 놓고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담양군은 “2011년 말부터 옛 국도 24호선 담양~순창 2.1㎞ 구간 폐도(廢道)의 메타세쿼이어 숲길을 둘러보는 관광객들에게 성인 기준 2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고 3일 밝혔다.

2008년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이곳은 높이 10~20m, 지름 2~3m에 달하는 수령 40여년짜리 메타세쿼이어 수백그루가 폐도를 따라 풍경화를 그려놓은 듯 장관을 이룬다. 그동안 영화와 TV프로그램, 사진촬영은 물론 연인, 가족단위의 산책코스로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적 탐방명소가 됐다. 담양군은 입장료 징수 경위에 대해 국토교통부로 관리권을 넘겨받은 이후 관광지 관리·보수비용을 충당하는 차원에서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순히 도로 관리권을 넘겨받은 지자체가 입장료를 받을 권한이 있느냐는 문제가 뒤늦게 제기되고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해야 할 길을 막고 돈을 내라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담양군은 2010년 11월 제정한 ‘담양 자연발생관광지 관리 조례’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폐도의 경우 통행을 제한할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군이 그동안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길에서 관광객들로부터 징수한 입장료는 7억여 원으로 추산된다. 군은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길이 큰 인기를 끌자 2013년부터 인근에 유럽풍 펜션단지와 테마공원을 만드는 등 유원지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관광객 김모(50)씨는 “국토부 소유의 국유지에서 담양군이 수년째 부당한 관광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법을 지켜야할 지자체가 편법으로 돈벌이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