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의 피츠버그와 신시내티가 빈볼 시비로 폭발했다. 양팀의 벤치클리어링은 3차에 걸쳐 격한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4번 타자로 출전한 강정호도 벤치에서 뛰어나왔지만 살벌한 분위기에 동요되지는 않았다.
3일 미국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양팀간 13차전에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8회초 피츠버그 간판 엔드루 매커친이 신시내티 불펜 페드로 비야레얄의 초구에 머리쪽으로 향하는 아찔한 사구를 맞았다. 전날 신시내티 말론 버드의 사구에 대한 보복성으로 보였다. 그러나 매커친은 항의하지 않고 1루로 걸어나갔다.
사건은 8회말에 터졌다. 신시내티 브랜든 필립스가 피츠버그의 투수 토니 왓슨의 공에 왼쪽 팔목을 맞고 폭발했다. 필립스는 8회초 매커친의 사구에 대한 보복으로 보고 마운드로 걸어나갔다. 곧바로 주심이 제지했지만 투수 왓슨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몰려나왔다. 심판들과 양팀 코치진이 말리면서 진정되는가 싶던 충돌은 션 로드리게즈와 말론 버드, 프란시스코 서벨리와 조이 보토 등 양팀 주축 선수들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면서 2, 3차로 이어졌다.
강정호도 뛰쳐나왔지만 흥분한 선수들과 조금 떨어져 관망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격분한 몇몇 동료들과는 달리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중계진도 “강정호 선수 어디있나요? 선봉에 나서지 않았군요”라고 전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국내 팬들은 강정호의 침착한 모습에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흥분해서 득 될 것이 없다” “말리는 사람도 필요하다” “나설 것 없다”는 의견과 “지나치게 쿨하다” “지나가는 행인 같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동료애를 보여줬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양분됐다.
이날 벤치클리어링은 피츠버그의 로드리게즈와 신시내티의 보토, 버드에게 퇴장으로 마무리 됐다. 경기는 피츠버그가 3-0으로 승리했지만 강정호는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강정호는 지나가는 행인?…뛰쳐나왔지만 벤치클리어링 관망
입력 2015-08-03 09:44 수정 2015-08-03 0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