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위업

입력 2015-08-03 01:57 수정 2015-08-03 02:19
사진= 박인비 트위터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 코스(파72·6410야드)에서 열린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00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이글 1개, 보기 2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의 박인비는 2위 고진영(20·넵스)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45만 달러(5억2000만원).

이로써 박인비는 여자 골프에서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됐다. 2008년 US오픈에서 처음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2013년에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LPGA챔피언십, US오픈을 휩쓸었고 이번에 브리티시오픈 우승컵까지 쓸어 담으며 커리어 그랜드슬램 대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루이스 서그스(1957년),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스터(이상 미국·1999년), 카리 웹(호주·2001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2003년)이었다.

박인비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올해 열린 20개 대회 가운데 12승을 따내며 역대 한 시즌 한국 국적 선수 최다승 기록도 세웠다. 종전에는 2006년과 2009년의 11승이 최다였다.

마지막 날 5언더파 211타 공동 5위로 시작한 박인비는 2번 홀과 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승승장구했지만 4번 홀과 5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선두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다. 그러나 이 때부터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박인비는 7번 홀부터 10번 홀까지 네 홀 연속 버디로 야금야금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특히 파5짜리 14번 홀에서 약 7m짜리 이글 퍼트를 성공해 한꺼번에 두 타를 줄였고, 이때 13번 홀에 있던 고진영이 한 타를 잃으면서 공동 선두에 올랐다. 결국 고진영이 14번홀에서 파에 그친 대신 박인비는 16번홀에서 한 타를 더 줄여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끝에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