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페이’로 그림을 그려달라는 막무가내 업체와 팬을 고발하는 웹툰 작가 하소연이 인터넷에 잇따라 올라와 공분을 일으켰다. 적절한 원고료를 치르지 않고 작품만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SNS 대화 캡처가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기가 막히다”고 반응했다.
한 웹툰작가는 1일 페이스북에 웹툰을 그리는 지인이 당한 황당한 일화를 공개했다. 한 신생기업은 웹툰작가에게 페북 메신저로 회사 로고 등 디자인을 요구하며 원고료로 고양이 사료를 드리겠다고 제안했다.
공개한 메신저 대화에 따르면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늦은 밤 작가에게 “저희회사 디자인을 좀 해보려한다. 가벼운 홍보 디자인이니 부담은 없으실 거다. 저희가 신사동에 사무실이 있는데 시간 되신다면 한번 뵙자”고 말을 걸어왔다. 작가가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자 이 관계자는 대뜸 “그런데 저희가 페이는 못 드리는데 작가님 좋아하시는 고양이 먹이로는 안 될까요”라는 글을 남겼다.
지인이 당한 일에 분노해 페북에 고발한 한 작가는 “이 회사는 쌀 떨어지면 고양이 사료 먹길 바란다”고 조롱했다.
또 다른 웹툰작가 역시 지난달 31일 그림을 그려달라는 팬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모욕을 당한 일화를 털어놨다. 페북 메신저를 캡처해 공개한 이 게시글에는 4일 현재 3만3000명 이상이 공감한다는 뜻으로 ‘좋아요’를 눌렀다.
한 팬은 이 웹툰작가에게 “그림체가 제 취향이다. 응원한다. 진짜 팬이다” 등의 메시지를 받은 뒤 “그런데 괜찮으시다면 제가 여자친구랑 100일인데 (그림을)그려주시면 안될까요”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했다.
이 작가는 “좋은 관심과 응원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개인적으로 그림을 그려드리진 않는다고 정중히 거절을 한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팬을 자처한 네티즌은 “안 그려 주나요? 돈 받고는 그려주실 거면서. 그림 좋아서 시작한거 아니세요?”라는 답문을 보냈다.
“예의가 아니다”는 작가의 메시지에 이 네티즌은 “팬이라고 좋게 말하는 사람 부탁을 패대기 치는 건 예의냐” “아, 됐다” 등의 말도 남겼다.
“타임라인보니깐 영어영문학과 재학중이신것 같은데 제가 지금까지 그린 그림들 다 영어로 번역해 주실 수 있나요”라는 작가의 제안에 이 네티즌은 “영어랑 그림이랑 같나” “영어는 공부한거고 그림은 낙서하다 된 거다”등 황당 답변도 남겼다.
네티즌들은 “제대로 된 대가도 치르지 않고 그림만 그려달라는 심보가 고약하다” “그림을 그려달라는 배짱과 패기가 깡패수준이다” “피가 거꾸로 솟는다” 등 반응으로 분노했다.
특히 몇몇 인기 웹툰 작가를 제외하고 많은 작가들이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점을 우려하는 네티즌들도 많았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고양이사료 안될까요… 웹툰작가 페북 고발 ‘부글’
입력 2015-08-03 00:24 수정 2015-08-03 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