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권 분쟁] 닮은 사례 일본에도…日오쓰카 가구 父女 다툼 새삼 주목

롯데그룹의 경영권 다툼을 계기로 최근 일본 오쓰카(大塚)가구에서 벌어진 부녀간의 분쟁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오쓰카 가쓰히사(71)가 1969년 창업한 오쓰카가구는 점포에서 전담 직원이 손님 곁에 따라다니며 제품을 안내하는 회원제 영업으로 이름을 날리며 사세를 키웠다.

그러나 근래에 이케아를 비롯한 저가 가구점과의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고, 작년에는 전년보다 순이익이 44.7％나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오쓰카 가쓰히사 회장의 장녀인 오쓰카 구미코(47) 사장은 회원제 영업을 폐지하고 고급형 가구 일변도에서 탈피해 중저가 상품을 중심으로 영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아버지와 대립했다. 이들은 번갈아 기자회견을 열어 상대를 비난하는 등 부녀간의 다툼을 연일 일본 언론이 중계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결국 양쪽은 상대가 경영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했고 올해 3월 2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아버지인 가쓰히사 회장 퇴임 요구안이 61％의 지지를 받아 가결됐다. 당시 주주총회에서는 “딸과 아버지가 싸우는 곳에서 가구가 팔리겠느냐. 회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잊은 것이 아니냐”는 등 주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구미코 사장은 자신의 경영 방침대로 회원제를 폐지하고 중저가형 가구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으나 아버지와 다투는 과정에서 이미 회사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대결에서 밀려난 아버지는 딸에게 주식의 명의를 변경해 준 단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부녀간의 법정 공방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오쓰카 가구의 경영권 분쟁은 아버지와 자식이 대립했고 주주총회의 표 대결이 사태의 일단락에 중요하다는 점이 최근 벌어지는 롯데 가의 경영권 다툼과 비슷하다. 또 주주총회 이후에도 양쪽이 법정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있으며 언론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표출하며 격하게 대립하는 양상도 흡사하다.

오쓰카 가구의 사례에 비춰볼 때 롯데 역시 누가 승자가 되더라도 오랜 기간에 걸쳐 쌓아온 회사의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며 극한 대립 과정에서 조직 내 상처와 불신이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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