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직설적으로 비판하며 신 회장의 경영권 자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신 회장 측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고령의 신 총괄회장을 이용해 왜곡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에 체류 중인 신 회장은 3일 귀국해 그룹 회장으로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적극적인 경영권 강화 활동에 본격 착수한다. 또 신 총괄회장을 직접 찾아가 설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은 2일 KBS·SBS에 공개한 영상을 통해 “롯데그룹과 관련해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영상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 34층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에서 녹화됐다. 신 총괄회장은 또 지난달 27일 자신을 롯데그룹 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한 차남 신 회장에 대해 “70년간 롯데그룹을 키워온 아버지인 저를 배제하려는 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서도 할 수 없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이어 “둘째 아들 신동빈을 한국롯데 회장과 롯데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면서 “신 회장에게는 어떠한 권한이나 명분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이와 관련, “신 전 부회장측이 고령의 총괄회장님을 이용해 왜곡되고 법적 효력이 없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그룹의 안정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자극적인 폭로로 분란과 싸움을 초래하고 그룹의 안전을 해치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승리할 경우 신 총괄회장을 대표이사로 복직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지난달 6일 신 회장을 만나 타협을 시도했지만 “(신 회장은)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 및 신 총괄회장이 경영권을 두고 한 치의 양보 없이 벌이는 기싸움은 점입가경 양상이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결국 주주총회 표 대결과 소송전으로 비화할 것으로 보인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온라인 편집=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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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2 2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