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1조 이상 유상증자 검토

입력 2015-08-02 16:38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방안의 일환으로 1조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당국은 현재 채권단이 진행 중인 대우조선 실사가 끝나는대로 대대적인 진상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최소 1조원 이상의 유상증자로 대우조선의 자본금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를 통해 2분기에만 3조318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자기자본 대비 부채총액)을 낮추겠다는 계산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이 올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 1조2000억원은 자체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만 이후가 문제다. 2분기에 기록한 천문학적 손실이 재무제표에 반영되면 1분기 기준 300%를 넘는 수준이던 부채비율이 700~800%대로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대우조선은 아직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회사채 1조8500억원 중 일부 회사채에 대해 발행 조건으로 유지의무 부채비율을 500%나 800%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의 전체 부채비율이 급격히 상승해 이 비율을 넘기면 일부 채권자들이 상환을 요구할 수 있고, 자칫 회사가 디폴트(채무불이행)까지 갈 위험이 커진다.

금융감독원은 채권단 실사 결과와 2분기 확정 실적이 나오는 대로 대우조선에 대한 회계 감리에 나설 방침이다. 또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산업은행을 검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대우조선에 파견하고도 수조원대의 숨겨진 부실을 “몰랐다”고 해명하고 있어 산은의 관리·감독 책임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