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현역 의원 성폭행 혐의로 논란에 휩싸였다. 당은 “경찰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지만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여론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장우 대변인은 2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찰에서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있고 (당사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들었다”며 “실체적 진실을 정확히 확인한 다음 당 차원에서 (조치 등에 대해) 얘기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 차원의 진상조사와 출당 조치 등 대응에 대해서는 “황진하 사무총장이 보고를 받았다. 속단해서 그럴 것이라고 판단해선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시도당과 지역 사무처를 통해 진상을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구지방경찰청은 새누리당 영남권의 A의원이 지난 7월 대구의 한 호텔에서 40대 여성 보험설계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여성은 지난달 24일 “A의원이 지난달 13일 오전 나를 호텔로 불러 성폭행했다”며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그러나 같은 달 27일과 31일 조사에서는 “성관계를 가진 건 맞지만 완강하게 거부하지는 않았다”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2차 조사 전 A의원을 다시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A의원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격적으로 나는…(그런 사람이 아니다). 전혀 폭행은 없었고 경찰에서 무혐의 처리됐다”며 “누가 언론에 흘려서 내 인생을 이렇게…”라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무혐의 결정한 건 아니다. 신중하게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논평을 내고 “사안이 터질 때마다 (새누리당 대책이) 미봉책에 그쳤으니 이런 일이 재발되는 것”이라며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마땅하다. 어물쩍 덮지 말라”고 압박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성폭행 혐의를 벗더라도 현역 의원이 성추문에 휩싸인 만큼 그냥 넘어가긴 어려울 것 같다. 곤혹스럽다”고 했다.
전웅빈 기자, 대구=김재산 기자 imung@kmib.co.kr
새누리당 현역 의원 성폭행 혐의에 ‘곤혹’
입력 2015-08-02 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