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3승은 행운의 숫자다. 공교롭게도 최근 시즌 3승을 달성한 선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승을 챙겼다. 모든 3승 선수가 우승한 것은 아니지만, 시즌 3승은 LPGA 첫 우승의 필요조건 정도는 되는 셈이다. 우연이라 하기에는 사례가 많다.
지난해 9월 김효주(20·롯데)는 제5의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생애 첫 승을 거뒀다. 그 직전까지 김효주가 KLPGA 투어에서 거둔 승수는 3승이었다. 이어 10월 동갑내기 백규정(CJ오쇼핑)이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도 국내 투어 3승을 거둔 뒤였다. 이 같은 ‘전통’을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이었다. 전인지는 지난달 초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 첫 출전해 우승하기 직전 국내에서 3승을 챙겼다. 4월 삼천리 투게더오픈, 5월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6월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뒤 7월 US여자오픈을 석권했다. 한해 국내 투어 3승 실력이면 LPGA 투어 첫 우승도 가능한 실력임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고진영(20·넵스)의 차례다. 김효주, 백규정과 동갑내기로 ‘1995년생 황금세대’ 주역인 고진영은 2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 코스(파72·6410야드)에서 끝난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중간 합계 8언더파 208타로 테레사 루(대만)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라 신데렐라 탄생을 예고했다. 고진영 역시 이정민(23·비씨카드)과 같이 국내 투어 3승을 기록 중이다.
해외에서 열리는 프로대회에 처음 참가한 고진영의 무기는 국내에서 갈고 닦은 정교한 샷과 두둑한 배짱이다. 강한 바람이 불고 소나기가 내리는 날씨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대회를 앞두고 미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홈페이지에 “레이더에 잡히지 않은 고진영을 주목해야 한다”는 기사를 실은 바 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KLPGA 투어 3승은 LPGA 첫우승의 필요조건
입력 2015-08-02 1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