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자기소개서 전문가 김범수 기자의 ‘합격하는 자기소개서 쓰기의 비밀 인터뷰 4번째 순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자기소개서 때문에 고민이다. 각종 설명회와 인터넷, 방송 등에서 정보를 찾아보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증은 풀리지 않는다. 인(IN) 서울 대학 자기소개서 쓰기의 비밀 저자인 김범수 교육전문기자에게 ‘합격하는 자기소개서 쓰기의 비밀’에 대해 들어본다.
-자기소개서는 스토리텔링으로 써야 한다고 한다. 스토리텔링은 어떻게 써야 하는가?
“스토리텔링은 사례를 가지고 풀어나가는 글쓰기 작법이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 항상 강조되는 내용이라 궁금증이 많을 것이다. 스토리텔링이라고 해서 뭔가 거창한 것을 기대하지만 사실 '별 거 아니다.' 스토리텔링이란 작법 자체는 말 그대로 상대방에게 이야기 하듯 1~2가지의 사례를 써 내려가는 글쓰기 방법일 뿐이다.
-1~2가지 사례를 써 내려가는 글쓰기 방법이라고 했는데 좀 더 쉽게 설명해 달라.
"예시를 하나 들어 보겠다.
연극부는 주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3-4개의 팀이 즉흥극을 만들어 발표하고 비교함으로써 연극 제작 과정을 빠르게 경험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동아리 활동 날 담당 선생님께서 연극배우를 초빙해오셨습니다. 사실 그 배우분의 수업이 있기 전까지, 연출, 시나리오 작가, 분장, 소품담당 각 1명과 연기자 3-4명으로 구성된 팀원들은 주어진 시간동안 자신이 맡은 역할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저 역시 '나만 잘하면 된다.'라는 생각에 담당 분야였던 연출에만 신경 쓴 채 연기나 소품 등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배우는 자신이 맡은 작업만을 잘 해내는 것으로는 절대 좋은 연극을 만들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각자 맡았던 역할에 상관없이 팀원이 모든 부분에 참여하는 연극을 진행하셨습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작업이라 처음에는 당황했었지만, 연출 이외의 분야를 경험한다는 사실에 설레기도 했습니다. 그 날의 주제는 동화 '신데렐라'의 각색이었는데, 모든 팀원들이 함께 의견을 나누며 '21세기 신데렐라'라는 소주제를 잡고 함께 시나리오를 구상해나갔습니다.
작가 혼자 해왔던 스토리 구성에 전원 참여로 아이디어도 훨씬 풍부해지고, 극의 내용이 구상될 때까지 할 일 없이 기다렸던 팀원들도 더 많은 시간과 능력을 연극에 투자할 수 있었으며, 모든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되었기 때문에 극본에 대한 불만도 적어져 보다 적극적인 참여 효과가 실현되었습니다. 특히 연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던 저는 신데렐라 언니라는 작은 역할이었지만 처음 연기를 해봄으로써 연기자들의 힘든 점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 한 번의 수업을 통해 연극을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연극이나 영화에 대한 흥미도 전보다 높아져 대학 진학 후에도 공연에 관해 더 깊게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의 사례를 보면 연극반에서 활동한 이야기만 하고 있지 않나? 윗 글 처럼 풀어나가는 글쓰기 방식이 스토리텔링이다.
-자기소개서를 스토리텔링으로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스토리텔링으로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서는 글감을 A→B→C의 방식으로 정리하면 된다. A는 명칭(이름, 상장명, 활동명), B는 결과, C는 이유를 쓰면 된다. 예컨대 수학경시대회에서 상 받은 이야기를 '수학경시대회(A)'→'동상(B)'→'수학으로 처음 받아본 상이라 나에게 의미가 있다(C)'라는 식으로 정리했다고 하자. 이렇게 정리한 글감에 살만 붙여주면 스토리텔링은 아주 쉽게 완성이 된다. 수학경시대회(A)-동상(B)-수학에서 처음 받아본 상(C)이라는 글감을 가지고 스토리텔링 문장을 만들어 보자.
'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도전했던 수학경시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A) 동상을 받았기 때문이다.(B) 남들은 고작 동상을 받았을 뿐인데 유별나다고 생각하겠지만 나에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학교를 다닌 이후로 처음 받아본 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근상이나 정근상처럼 조건만 채우면 받는 상은 받았다. 하지만 내가 어떤 대회를 통해 상을 받기는 처음이었다. 그것도 내가 가장 싫어하는 수학과목에서 받았기 때문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C)'
A(현상)→B(결과)→C(이유) 순으로 정리해 놓은 뼈대에 그저 살만 붙였을 뿐인데 한편의 스토리텔링 문장이 간단하게 완성됐다. 살을 붙이기전 글자 수는 36자에 불과했지만 살을 붙이니 6배가 넘는 249자가 나왔다. 글감을 A(현상)→B(결과)→C(이유)로 정리했고 이 순서대로 살만 붙여 나갔을 뿐인데 나온 결과다.
-글감을 A→B→C의 방식으로 정리만 했을 뿐인데 한 편의 스토리텔링이 완성된다니 놀랍다. 스토리텔링과 관련해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내용은 무엇인가?
“스토리텔링 글쓰기는 A→B→C, 즉 현상→결과→이유 순으로 살을 붙여 나가는 방법이라 했는데 똑똑한 독자들은 A→B→C를 꼭 현상→결과→이유 순으로 정리해야 하냐는 의문이 들 것이다. 물론 아니다. 필자가 제시한 방법은 보급형 상품이라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다. 예컨대 A→B→C를 현상→결과→이유 순이 아니라 현상→이유→결과로 바꿔도 된다는 말이다. 스토리텔링은 생각보다 정말 쉬우니 겁내지 말도록 하자.
2016학년도 대입 자기소개서 쓰기와 대학별 수시모집 전형요강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와 자기소개서 첨삭서비스 신청은 필자가 운영하는 '행복한 11월의 목소리' 카페()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문의:아이플러스컨설팅 1661-9286).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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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 스토리텔링으로 눈길 잡는 방법은?(4·끝)
입력 2015-08-01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