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후계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일가의 가족 모임이 사태의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족 모임은 31일이 신 총괄회장의 부친인 신진수씨의 기일(음력 6월 16일)로 이날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가 30일 일본에서 입국한 것도 시아버지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도식은 그동안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신 총괄회장의 거동이 불편해 롯데호텔에서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추도식에 일가족이 참여하면 자연스럽게 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가족의 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당초 이날 예약했던 항공편을 취소하고 귀국일정을 연기했다. 따라서 추도식에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평소에도 종교·철학적인 이유로 '제사'에 참석하지 않아왔다는 게 롯데그룹의 전언이다.
신 회장이 귀국을 연기함에 따라 추도식을 계기로 한 가족회의는 ‘반(反) 신동빈’ 전선으로 흘러갈 개연성이 있다. 참석자 중 상당수가 지난 27일 신 전 부회장의 ‘1일 천하’ 쿠데타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중 주목되는 사람은 신 총괄회장의 셋째 남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쿠데타’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그가 참석한다면 신 전 부회장의 일본롯데 경영권 승계를 주장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역시 일본에 같이 갔던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이사장과 5촌 조카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도 제사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과 표 대결을 펼칠 것에 대비해 일본롯데의 이사와 주주를 관리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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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31 16:00 수정 2015-08-02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