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다이빙 금메달… 김정은 체육과학화의 결실?

입력 2015-07-31 20:55

북한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42년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스포츠 과학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쿠아틱스 팰리스에서 열린 2015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10m 플랫폼 결승이 끝난 뒤 홈페이지에 “16살의 ‘왜소한(Tiny)’ 북한 소녀가 다이빙 강국인 중국을 정신력으로 이겼다”며 김국향의 우승 소식을 전했다.

김국향은 결승에서 397.05점을 받아 다이빙 최강국인 중국의 기대주 런첸(388.00점)과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말레이시아의 팜그 판델레라 리농 아낙(385.05점)을 꺾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4차 시기까지 305.85점으로 4위였던 김국향은 마지막 5차 시기에서 두 명의 심판이 10점 만점을 줄 정도로 완벽한 다이빙을 선보이며 역전극을 연출했다. 북한은 지난 27일에도 김은향·송남향이 다이빙 여자 10m 싱크로 플랫폼에서 동메달을 따며 첫 메달을 수확했다.

중국이 점령하다시피 한 다이빙에서 북한이 선전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체육강국 건설’ 덕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스포츠 애호가로 알려진 김정은은 올초 체육분야에서의 성과를 요구했다. 지난 4월 조선중앙통신은 체육 강국 건설에 앞장서고 있다며 ‘2월 17일 과학자·기술자 돌격대’라는 전문가 그룹을 소개하기도 했다. 북한 명문대학과 연구기관의 과학자, 교원 등으로 이뤄진 이 돌격대는 다이빙을 비롯해 축구, 사격, 체조, 역기 등 종목별 체육 기술과 훈련 기법, 관련 기구 등을 개발하고 있다.

북한과 달리 한국이 다이빙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다이빙 관계자는 “우리나라 체육 기술은 북한보다 앞서 있다. 하지만 북한은 국가의 통제 아래 선수를 집중 육성해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체육계 관계자는 “최근 선발 비리 문제가 잇따라 터지니 대표 선수를 뽑을 때 발전 가능성은 안 보고 현재 성적으로만 뽑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