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와 ‘윤덕여호’가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8월 1~9일 중국 우한)에서 첫 동반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과 중국, 일본, 북한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선 각국이 나머지 국가들과 차례로 경기를 치러 우승국을 가린다. 한국 축구 남녀 대표팀은 1차전에서 만나는 중국을 꺾어야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슈틸리케호 “공한증(恐韓症) 탈출 어림없다”=7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는 31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우한에 입성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 도착 후 “날씨 변화가 크고 더운 것 같다”며 “3일밖에 훈련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회 목표를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은 손흥민(레버쿠젠),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유럽파들이 빠진 탓에 최상의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 반면 중국은 베스트 멤베가 총출동한다. 특히 브라질 출신의 명장 루이스 스콜라리가 이끄는 광저우 에버그란데 소속 선수가 7명이나 발탁됐다. 광저우 스트라이커 가오린, 주장 정쯔는 특히 경계해야 할 선수들이다.
중국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본선에 올랐으나 이후 세 차례 월드컵에서 본선은커녕 최종예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엔 프로축구의 발전에 힘입어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선 조별리그 3전 전승을 기록하며 11년 만에 8강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1승12무16패로 절대 열세에 놓여 있는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공한증’에서 벗어나겠다고 벼르고 있다. 중국의 ‘공한증 탈출’은 어림도 없다고 큰소리를 치는 한국 선수가 있다. 그는 2012년 7월 광저우 에버그란데에 둥지를 튼 광저우에서 뛰고 있는 수비수 김영권이다. 누구보다 중국 축구를 잘 아는 김영권은 “중국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며 “중국 선수들은 쉽게 흥분해 이성을 잃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광저우 푸리에서 뛰는 수비수 장현수는 “가오린 등을 조심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에서 열리는 경기여서 우리가 체력적으로 밀리면 경기도 지게 된다”고 경계했다.
◇윤덕여호 “더 이상 공중증(恐中症)은 없다”=국제축구연맹(FIFA) 14위인 중국 여자 축구는 최근 끝난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강호다. 한국(17위)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 한국은 2010년과 2013년 이 대회에서 중국에 1대 2로 패했다. 지난해 5월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안컵 3-4위전에서도 1대 2로 무너졌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4개국 친선대회에서 중국을 3대 2로 제압하며 공중증에서 벗어났다.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올라 기세가 올라 있는 한국은 여세를 몰아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한국은 우승을 차지한 2005년 1회 대회를 제외하면 2103년까지 모두 3-4위에 그쳤다. 한국은 일본(4위), 북한(8위)보다는 전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중국을 반드시 잡아야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윤덕여 감독은 지난 30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의 공백은 장슬기(화천KSPO), 이민아(현대제철) 등 다른 선수에게는 기회일 수 있다”며 “더운 날씨로 체력적인 문제가 예상되는 만큼 후반 교체전술이 중요하다. 체력적으로 잘 준비된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한국 남녀 축구, 중국과의 첫 경기 잡아라
입력 2015-07-31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