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과 동양미학의 노스탤지어 전하는 샌정 작가 개인전 ‘스터디 페인팅’ 북촌 누크갤러리 8월26일까지

입력 2015-07-31 10:26
프랑스 벨기에 미국 독일 등지에서 개인전을 열고 국내외 단체전에도 참여한 샌정 작가의 작품은 수채화 느낌의 유화 작업이다. 작가는 지극히 사적인 사색과 누적된 기억 안에서 다른 세계에 대한 동경을 암시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말로는 담아내기 어려운 자신의 내적인 심상을 회화의 기본 요소인 형과 색으로 표현하면서 그렸다 지우고 다시 그리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개인전 ‘스터디 페인팅’(study painting)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북촌마을에 있는 누크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감성과 이성의 시각화를 위한 접근을 모색하면서 형태의 왜곡이나 색상의 제약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분위기로 작업을 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추상적 스터디가 다소 개입된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타이틀도 ‘스터디 페인팅’으로 이름 붙였다.

함축된 자연, 인물의 형상이 보이는 최신작을 포함해 작가 특유의 작품을 선보인다. 어떤 작품에서는 산과 나무의 모습이 보이고 다른 화폭에선 기하학적으로 단순화된 선과 면이 드러나 있다. 추상과 구상의 모호한 경계를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관람객을 사색으로 이끈다. 미니멀 하면서도 동양의 미학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그의 작품 가운데 텅 비어 있는 부분이 뭔가로 채워진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은 오랜 시간 고향을 떠나 먼 나라에서 살아온 작가의 심경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것은 누구나 막연하게 공감하는 장소에 대한 향수(노스탤지어)가 아닐까 싶다. 작가 자신뿐 아니라 보는 이에게도 영감과 사유를 주는 전시다. 8월 26일까지(02-732-7241).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