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총 출토 칼집에서 ‘이사지왕’ 글자 발견

입력 2015-07-30 19:37
경주 금관총에서 ‘이사지왕도(爾斯智王刀·이사지왕의 칼)’라는 글자가 새겨진 칼집이 출토됐다. 금관총 유물에서 ‘이사지왕(爾斯智王)’이라는 명문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 2013년 금관총에서 나온 환두대도(環頭大刀·둥근고리갖춤 쇠칼)를 보존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사지왕’이라는 명문이 나온 바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립경주박물관과 함께 진행한 금관총 발굴 조사 중 6월말 수습한 칼집 끝 장식에서 ‘이사지왕도'와 '십(十)’이라는 명문을 찾아냈다고 30일 밝혔다. 이로써 환두대도의 주인이 이사지왕이라는 점은 확실해졌다는 게 박물관 측 설명이다.

그렇다고 해서 금관총의 주인이 이사지왕이었다는 결론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김대환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칼의 주인이 밝혀졌다고 해서 금관총에 묻혔던 사람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이사지왕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신라 상고기 왕 중 한 명으로 보고 있다.

‘이사지왕도’ 글자의 반대편에 새겨진 명문 '십'은 주술적인 의미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칼집 외에도 가는고리 금귀고리 2점, 굵은고리 금귀고리 1점, 가는고리 금 귀고리 1점, 유리구슬 수백여점 등 많은 양의 부장품이 추가로 발굴됐다. 특히 가는고리 금 귀고리는 신라 고분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됐다.

금관총은 일제강점기인 1921년 9월 주택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금관이 출토되면서 알려졌고, 지난 2월 23일부터 정식 발굴 조사가 처음으로 이뤄졌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