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7개월간 1900여번’…1억 인증 오피녀의 최후

입력 2015-07-30 15:45 수정 2015-07-30 16:03

오피스텔 성매매로 1억원을 벌었다고 인증한 ‘오피녀’의 씁쓸한 결말이 전해졌다.

중앙일보는 31개월간 오피스텔 성매매로 돈을 벌어 온 28세 오피녀 A씨의 사연을 30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전했다.

A씨는 지난 4월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통장 계좌를 찍어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그의 통장에는 1억원 가까운 돈이 입금돼 있었다.

A씨는 “드디어 200만(원) 더 모으면 1억 된다. 낼부터 일할 건데 (1억원이 모이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며 1억원을 더 버는 게 목표라고 적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불법으로 번 돈이니 몰수하거나 세금을 물려야 한다”며 A씨의 탈세를 조사하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결국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4월 21일 첫 조사를 실시했다. 처음 성매매 혐의를 부인하던 A씨는 증거를 들이대며 추궁하자 곧 입을 열었다.

그는 고교 졸업후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했다고 했다. 월 200만원이 채 안되는 급여를 받는 상황에서 성형수술을 위한 대출금 등이 쌓여갔다. 돈의 유혹을 견디지 못한 A씨는 ‘주 4일 근무에 최소 월 600만원 보장’이라는 인터넷 광고를 따라 오피스텔 성매매에 발을 들였다.

A씨는 2년 7개월간 1900여 차례 성을 팔아 2억원을 벌었다. 외제차 구입에 3500만원, 어머니의 호프집을 개업하는 데 4000만원을 썼다. 생활비 등을 제외하고 나니 통장에는 9800만원이 남았다.

돈이 모일수록 몸이 망가졌지만 더 심각한 건 성매매를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정신 상태였다. A씨는 매일 밤 ‘조금만 더 벌고 그만두자’고 되새겼지만 손에 들어오는 현금 다발을 뿌리치지 못했다. 어린시절 아버지가 집을 나간 후 어머니,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여동생(26)과 함께 지내온 그는 “아픈 여동생을 돌봐야 했고 장녀로서의 책임감이 언제나 나를 짓눌렀다”고 했지만 변명이 되지 못했다.

경찰은 A씨의 자백을 받은 후 성매매 업소 3곳을 추적해 업주 정모씨 등 2명을 구속했다. A씨는 지난 24일 성매매 혐의로, 정씨 등은 성매매 알선 혐의로 검찰에 송치 됐다.

A씨의 소식은 30일 ‘1억 인증 오피녀의 최후’라는 제목으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져나갔다. 네티즌들은 “인과응보”라며 “합당한 처벌을 받고 새 삶을 살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마지막 조사에서 눈물을 흘리며 “번 돈을 다 바쳐서라도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옛날의 제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다. 어머니를 도와 가게를 하며 평범하게 돈을 벌고, 남자를 만나 결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