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의 ‘국민 사자’ 세실을 처참하게 사냥한 사건과 관련해 영화 007의 주인공 로저 무어가 “사냥은 겁쟁이들의 취미”라고 비판했다.
무어는 29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에서 세실을 죽인 미국인 치과의사 월터 파머에 대해 “거액을 주고 도우미들의 도움을 받아 잔인한 방법으로 사자를 사냥한 파머는 겁쟁이의 전형으로 도덕이나 양심, 품위가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맹비난했다.
영국에서는 파머와 비슷한 수법으로 잠비아에서 사자를 사냥한 뒤 기념사진을 찍은 전 영국은행 총재의 기사 작위를 박탈하라고 요구하는 진정서에 34만5000명이 서명하는 등 잔인한 사냥에 대한 공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미니애폴리스 외곽에 있는 파머의 치과병원 앞에서는 치과에 다녔던 환자를 포함해 수백 명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내가 세실이다’ ‘살육자’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세실에게 정의를”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국제환경보호연합(IUCN)의 추산에 따르면 과시용 목적에서 동물 사냥에 나서는 사냥꾼들은 연간 600마리의 아프리카 사자를 합법적으로 죽이고 있다. 이는 현재 서식하는 사자 3만 마리의 2%에 해당한다고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미국의 소리(VoA)방송은 해마다 아프리카 대륙을 찾는 9000명의 사냥꾼 중 90%는 미국인이며, 이들의 사냥을 돕는 지원인력은 7만명이라고 보도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007 로저 무어 "사냥은 겁쟁이들의 취미", 짐바브웨 사자 사냥 맹비난
입력 2015-07-30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