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와의 홈런 레이스를 짐작했던 것일까. 야구팬들은 두 선수의 연이은 홈런에 앞서 강정호가 SNS에 올린 사진을 놓고 여러 의미를 부여했다.
야구팬들은 30일 강정호의 인스타그램에서 이틀 연속 홈런을 축하하며 응원했다. 이 과정에서 강정호가 지난 28일 게재한 사진이 야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한국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박병호와 몸을 밀착하고 악수하며 밝게 웃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다.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에서 함께 뛰었던 강정호와 박병호는 골든글러브에서 각각 유격수와 1루수 부문 최고상을 수상했다.
강정호는 사진에 설명을 적지 않았다. 야구팬들은 조국과 동료를 그리워하는 강정호의 마음이 담긴 사진으로 여겼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고 거의 활동하지 않는 강정호가 사진을 올린 점만으로도 관심거리였다. 하지만 강정호가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 필드에서, 강정호가 서울 목동구장에서 나란히 이틀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리자 야구팬들의 해석은 달라졌다. “두 선수가 작정하고 홈런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즐거운 해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강정호는 이날 타깃 필드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의 선발 투수 에르빈 산타나를 상대로 올 시즌 7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미네소타 마무리 투수 글렌 퍼킨스를 무너뜨린 9회초 결승 홈런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그린 대형 포물선이다. 박병호는 지난 28일부터 이틀 연속으로 서울 목동구장에서 홈런을 쳤다. 시즌 32호로 우리나라에서 홈런 부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박병호가 밤에 홈런을 치면 강정호가 아침에 화답하는 모양새다.
야구팬들은 “두 선수가 국제전화로 통화하고 매일 홈런을 치자고 결의한 게 아니냐” “홈런을 약속했다고 때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어쨌든 두 선수의 홈런 레이스는 즐겁다” “오늘밤 박병호가 또 홈런을 치면 대박이다. 강정호는 우리나라 중계방송으로 넥센의 경기를 긴장하면서 시청할 것이다” “강정호의 상승세로 박병호까지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 좋겠다”고 했다.
넥센은 오후 6시30분 목동구장에서 kt 위즈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피츠버그의 다음 경기는 오는 31일 오전 8시10분(한국시간) 미국 오하오주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열리는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1차전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강정호의 홈런 예고?… 인스타에 박병호 사진 올리고 서로 빵! 빵!
입력 2015-07-30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