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폭염특보가 내려진 제주에서 낮 최고기온이 7월 기록으로는 73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보이는 등 기록적인 불볕더위가 나타났다. 무더위에 온열질환 환자가 잇따라 발생했으며, 냉방기 가동이 늘어나며 전력수요도 급증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제주(북부)의 낮 최고기온이 36.7도로, 7월 기록으로는 1942년 7월 25일(37.5도)에 이어 73년 만에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올 들어 최고치이자 낮 최고기온 전체 기록으로도 기상관측 이래 5번째다.
제주의 최고기온 역대 극값 기록은 1위 37.5도(1942년 7월 25일), 2위 37.4도(1998년 8월 15일), 3위 37.2도(1998년 8월 11일), 4위 37.0도(1990년 8월 14일) 순이다.
이어 아라(북부) 34.6도, 한림(서부) 34.2도, 선흘(북부) 33.6도, 성산(동부) 32.9도 등 낮 최고 30도를 웃도는 무더위를 보였다.
반면 서귀포(남부)는 낮 최고기온이 29.7도, 고산(서부)은 28.9도에 머물렀다.
기상청은 대체로 맑은 날씨 속에 일사가 강한데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서 제주에 지속적으로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되며 푄현상이 발생, 한라산 북부·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기온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온이 치솟자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제주도 북부와 서부에 폭염주의보를 내린 데 이어 30일 오전 11시를 기해 북부의 폭염주의보를 경보로 대치하고 동부에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기록적인 불볕더위 속에 이날 오전 10시10분쯤 제주시 한 가정집에서 열사병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송모(59)씨 등 일사병·열사병 증상을 보인 환자 3명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에 이송됐다.
최근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며 냉방기 사용이 급증, 이날 오후 3시 최대전력수요가 전날 세운 여름철 최고치(72만8000㎾)보다 2만8000㎾ 높은 75만6000㎾를 기록했다.
전력수요가 급증한 오후 4시41분쯤 순간 최대전력사용량이 77만1000㎾까지 치솟기도 했다.
도내 해수욕장에는 물놀이하며 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기상청은 당분간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낮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겠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밤이 돼도 수은주가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무덥고 습한 가운데 불쾌지수가 높겠다고 예보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제주, 73년 만의 기록적 7월 더위…낮 최고 36.7도
입력 2015-07-29 1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