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부터 9일까지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은 ‘축구 삼국지’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 북한이 가세한 이번 대회는 동아시아 축구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경연장이다. ‘슈틸리케호’가 맞붙을 3개 팀은 어떤 전력을 갖췄을까.
◇‘공한증’을 부활시켜라(중국전·8월 2일)=중국 축구는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장들과 스타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중국 프로축구는 최근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3년 광저우 헝다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축구 팀들의 자신감은 대표팀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 북한 등 강호들을 잇따라 제압하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허약했던 예전의 중국이 아니었다.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1승12무16패로 절대 열세인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공한증’을 떨쳐내려 하고 있다. 핵심 전력인 유럽파가 모두 빠진 한국, 일본과 달리 중국은 자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정예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일본 자존심을 또 무너뜨려라(일본전·8월 5일)=일본 축구는 최근 약체 싱가포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무득점 무승부를 거뒀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을 대신해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흔들리는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이번 대회 우승컵을 일본에 안겨야 한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알제리 쇼크’를 안긴 장본인이다. 그는 일본 축구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일본은 세밀한 패스를 앞세운 아기자기한 축구를 해 왔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패스 축구에 투혼과 왕성한 활동력을 더해 일본 축구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코리안 더비’ 양보는 없다(북한전·8월 9일)=북한은 2008년 중국 대회 이후 7년 만에 본선에 올랐다. 세대교체를 추진 중인 북한도 한국처럼 23명 전원을 20대로 채웠다. 지난 호주 아시안컵에서 뛰었던 30대 양용기(33)와 차종혁(30)이 빠졌고, 최근 J리그로 복귀한 정대세(31·시미즈)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 북한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4.4세로 한국 대표팀(24.2세)과 비슷하다.
북한 대표팀 23명 중 눈길을 끄는 선수는 스위스 2부 리그 비엘 비엔네에서 뛰고 있는 박광룡(23)이다. 188㎝, 84㎏의 탄탄한 체격에 돌파가 장기인 박광룡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북한에 은메달을 안긴 선수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4개국의 전체 선수들 중 유일한 유럽파다.
한국과 북한 축구가 A대표팀 간의 ‘코리안 더비’를 벌이는 것은 약 6년 만이다. 2009년 4월 1일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김치우의 결승골로 북한을 1대 0으로 꺾었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6승7무1패로 앞서 있다.
슈틸리케호가 맞붙을 중-일-북 전력은?
입력 2015-07-29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