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180m 초고층 건물 허가 - “경제가치 창출” vs “괴물” 논란 가열

입력 2015-07-29 16:03

프랑스 파리에 들어설 180m 높이의 초고층 빌딩을 놓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파리 남서부에 180m 높이의 피라미드 형태의 유리 건물 ‘트라이앵글 타워(Tour Triangle)’가 세워진다.

새둥지 모양의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과 영국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을 설계했던 스위스의 건축회사 ‘헤어초크 앤 드뫼롱’이 설계한 건물로 5억5500만 달러(6400억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파리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건 40여 년 만이다.

209m의 몽파르나스 타워가 1973년 세워진 뒤 36m 이상의 건물 신축이 불허되다 2010년 고도제한이 풀렸기 때문이다.

안테나를 포함해 324m인 에펠탑 외에 이렇다할 고층건물이 거의 없어 한눈에 펼쳐지는 경관을 자랑해온 파리에서는 트라이앵글 타워 건축에 반대하는 여론이 강하다.

최근 조사에서 파리시민 62%가 초고층 건물 신축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라이앵글 타워도 9년 전 신축 얘기가 나와 지난해 11월 시의회에 올라갔으나 부결되고 최근 어렵사리 시의회를 통과했다.

건축사학자 윌리엄 커티스는 “거대한 유리건물이 주변 지역을 두 쪽 낼 것이며 외계인 같은 모습일 것”이라며 “타워 신축의 진짜 목적은 고도제한을 제거해 탐욕스러운 개발자와 건축가에게 무질서한 초고층건물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타워 건설을 강력하게 밀고 있는 것은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다. 사무공간과 고급 주거공간, 레저용 시설 등을 확보할 수 있어 경제적 가치가 크다는 주장이다.

장 루이 미시카 파리 부시장은 “트라이앵글 타워는 정규직 3000개를 만들어낼 것이며 외국 투자자와 건축가들에게 하나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라이앵클 타워는 내년에 착공될 예정이지만 이런 논란 때문에 건설을 막기 위한 소송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파리에는 이밖에도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에 참여한 건물 등 10여개의 초고층 건물이 착공을 앞두고 있어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