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기하 끌어내린 경호원, 갈비뼈 금갔다더니?

입력 2015-07-29 16:26 수정 2015-07-29 17:15
안산 락페스티벌에서 ‘갈비뼈에 금이 갈 정도’로 맞은 ‘강한친구들’ 소속 경호원이 공연이 끝나도록 경호를 보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경호원이 장기하를 끌어내리면서 이를 뒤에서 제지하려는 팬을 박치기해 안와골절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락페스티벌 과잉 진압 논란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26일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안산M밸리락페스티벌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가수 장기하를 알아본 한 팬이 그를 들어올려 헹가레 치려 한 순간, 경호원이 이를 진압하려 뛰어들며 욕설과 폭행이 이어졌다.

당시 장기하를 알아보지 못했던 경호원은 장기하의 목덜미를 잡아채고 팔찌를 끊으며 끌고 갔다. 이를 제지하려던 장모(26)씨는 “경호원을 뒤에서 끌어안았는데, 경호원이 박치기를 해 안와골절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다음주 2박3일이 걸리는 수술을 앞두고 있다.

상황을 두고 경호원 측과 관객들의 증언이 달라 사실 공방이 예상된다. 락페스티벌 본연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과잉 진압이었다는 비난이 이어지자 경호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도 개 맞듯이 맞았다”며 “넘어진 사람들이 있는 와중에 헹가레를 진행했기 때문에 장기하를 제재했다”는 글을 올렸다.

경호원은 “헹가레 중인 인물을(당시엔 장기하인지 몰랐다) 제지하려고 양 어깨를 잡는 동시에 주변의 관객이 날 구타했다”며 “장기하씨를 잡고 있던 팔을 앞으로 돌려 가슴을 잡았는데 그게 목을 졸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증언은 달랐다. 넘어질 뻔한 사람은 있었지만 넘어진 사람이 없었고, 경호원을 구타할 수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경호원이 일어선 상태에서 장기하에게 헤드락을 걸자 사람들이 경호원의 뒤에서 말렸을 뿐”이라며 “경호원이 구타당할 수 있다는 상황 자체가 상상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경호원이 온몸을 구타당하고 있는 동안 다른 경호원 2명이 와서 구해줬다는 설명도 목격자들의 증언과 배치됐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장기하의 목을 잡고 끌고 나가서야 다른 경호원들이 장기하를 데려갔을 뿐”이라며 “다른 경호원이 구해줬다는 표현은 왜 그렇게 썼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경호원은 페이스북에 “저한테 맞으셨다는 분이 계신데 혹시나 관객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신체적 접촉이 있어 불쾌했다면 사과드린다”며 “지금 갈비뼈에 금이 가서 숨쉬기도 힘듭니다만 별말 않고 있으니 서로 고생했다하고 즐겁게 다음 공연을 기다리자”고 말했다.

하지만, 관객의 상태는 서로 고생했다고 넘어갈 수준이 아니었다. 장씨는 안와골절로 수술을 앞두고 있다. 눈 주위의 뼈가 다치는 안와골절은 평생의 장애를 남길 수 있다. 그는 “공부를 할 때, 눈에 초점이 잡히지 않아 곤욕스럽다”며 “즐겁게 놀기 위해 찾아간 곳에서 부상을 당해 안타깝다”고 고개를 떨궜다. 그는 28일 주최측인 CJ E&M 측에 상황을 얘기했고, CJ E&M 측과 강한친구들은 장씨에게 3자 대면을 요구했다.

갈비뼈에 금이 갈 정도로 맞은 경호원이 공연이 끝날 오후 8시20분까지 현장을 지켰다는 증언이 이어지며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사고가 난 후 30분 뒤 경호원을 찍은 사진이 관객으로부터 공개되며, “경호원이 과잉진압으로 인한 반발을 잠재우려 말을 지어냈다”는 의혹까지도 불거졌다.

의료계 관계자는 “갈비뼈에 금이 갈 정도로 맞고 30분 이상을 서 있는다는 것은 무리”라며 “갈비뼈에 금이 가면 숨쉬는 것에 무리가 온다. 그 상황에서는 병원을 찾아가야 정상”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호법에 따르면, 사설 경호원은 공연 관계자가 위해를 얻거나 다중이 혼란한 상황에서 주동자에 한해서 최소한의 범위에서 물리력을 행사해야한다”며 “피해자가 폭행죄로 고소하면 경호원이 처벌받아야 하고, 심할 경우 경호업체가 행정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강한친구들 측에 전화를 걸어 사실을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강한친구들 측은 “우리도 경호원이 다친 것을 파악 못했다”며 해당 사실을 언급하길 거부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