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노 싸이? 아니! 두유노 킹캉?”… 한류스타 강정호

입력 2015-07-30 00:12
중계방송 화면촬영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결승 홈런을 때린 순간 관중석에서는 ‘강남스타일(Kang nam style)’을 적은 팻말이 들썩거리고 있었다. 강정호는 적어도 피츠버그에서 월드스타 싸이(37)만큼 유명한 한류스타였다.

강정호는 29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 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5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7대 7로 맞선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비거리 132m의 대형 아치를 그려 왼쪽 담장을 넘겼다. 강정호의 올 시즌 6번째 홈런이었다. 피츠버그가 8대 7로 승리하면서 강정호의 홈런은 그대로 결승타가 됐다.

해적처럼 꾸민 피츠버그의 원정 관중들은 적진인 타깃 필드 관중석 곳곳에 있었다. 중계방송 카메라에는 ‘강남스타일’을 적은 팻말을 들고 환호하는 백인 남성이 잡혔다. ‘강(Kang)’은 노란색으로 적혀 있었다. 싸이의 히트 곡 ‘강남스타일’을 응용해 강정호를 응원한 문구였다. 그의 주변에는 해적 의상을 입고 여성과 피츠버그의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남성들이 강정호를 연호하고 있었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로 데뷔한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피츠버그의 백업 요원이었다. 하지만 시즌 중반으로 갈수록 기량을 끌어올리면서 피츠버그의 중심 타선과 내야를 잠식했다. 자연스럽게 상승한 인지도로 피츠버그 팬들의 응원 구령도 커졌다.

강정호를 응원하는 관중들의 팻말은 이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 25일 홈구장 PNC 파크의 관중석에서는 한글 응원문구도 발견됐다. 모녀로 보이는 두 백인 여성이 ‘강정호 홈런’과 ‘정호형 화이팅. 홈런 못 치면 확 울어불랑게’를 한글로 적은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이 한 언론사의 카메라에 잡혀 주목을 끌었다.

우리나라 야구팬들은 “강정호가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한류를 일으키고 있다” “류현진이 다치고 추신수가 부진할 때 강정호가 펄펄 날아 다행이다” “이제 외국인을 만나면 ‘두유노 싸이’ ‘두유노 김치’가 아니라 ‘두유노 강정호’로 물어야 할 판”이라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