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친선특급’ 동승한 파독 간호사 신은실씨

입력 2015-07-29 14:21

9288km를 달려와 모스크바에 도착한 ‘유라시아 친선특급’에 45년전 파독 간호사로 일한 신은실(66)씨가 29일 모스크바 벨라루스키역에 탑승하여 독일 베를린으로 향하고 있다.
‘유라시아 친선특급’열차는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20일간 한반도 통일과 평화, 유라시아시대 개막의 염원을 안고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중국횡단철도, 몽골횡단철도 그리고유럽 철도를 타고 6개국을 통과하면서 광복 70주년 세미나, 한-러 차세대 리더교류, 재외 동포와의 만남, 문화체험 행사등의 겸하며 달려 베를린 중앙역에 도착한다.
신씨는 대전에서 말단 공무원의 7남매 중 맏이로 태어난 신씨는 말단 공무원 신분이었던 아버지의 월급으로 동생들의 학비를 충당하기 힘들었고 유럽에서 세상을 경험 할 좋은 기회로 여겨 파독 간호사에 지원했다.
영화 ‘국제시장’처럼 “일부 지방병원에서는 극한상황을 겪었을지 모르지만 자신이 근무한 베를린의 큰 병원에서는 그런 극한 상황이 없었다”며 “독일의 정부나 인권단체에서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우리를 대해줬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당시 1만4천원의 월급을 받았으나 독일에서는 7~8배의 월급을 받아 대부분의 월급을 한국으로 송금해 한국 가족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고 그것이 나라와 가족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 했다고 한다.
처움에는 3년만 일하고 귀국 하려고 하였으나 현지에서 독일남자와 결혼해 딸을 낳고 남편과 시부모의 외조로 외로운 독일 생활을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겨 결국 39년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신씨는 어린딸의 보육을 위해 16년의 간호사 생활을 접고 독일어 번역공부를 하다. 딸이 중학생때 다시 하프타임 간호사 생활을 하며 살았으나 8년전 남편이 돌아가시고 딸이 성장해 여기서 늙어야겠다는 의미를 찾지 못해 영구 귀국했다.
동독과 서독이 하나가 되는 현장을 직접 보았던 신씨는 갑자기 동독의 소형 승용차 ‘트라비‘와 사람들이 검문소를 밀려들어올때는 무서웠던 기분도 들었으나 하루 아침에 통일이 되어버린 느낌이였다고 한다.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동독 주민의 열망과 서독 주민의 포용으로 통일이 되는 모습을 보며 남북한도 민간차원에서 많은 교류가 이루어져 북한 주민들이 남한의 실상을 잘 알게 하는 기회가 되고 친척들의 교류가 많이 이루어 지면 통일의 길로 갈 수 있는데 그것이 이루이 지고 있지 않아 안타까워 했다 .
신씨는 한 번도 자신의 뿌리가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것을 잊어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3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독일 베를린에는 남편과 시부모가 잠들어 있고 파독 시절 같이 근무했던 친구들이 있어 베를린은 잊혀질 수 없는 곳이라며 이번 친선특급 열차를 타고 가면서 통일의 꿈을 꾸며 만나러 가고 있다.
모스크바=이병주기자 ds5ec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