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의류업체가 고객과 경찰의 요청에도 CCTV 화면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회사원 A씨(30)는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한 쇼핑몰에서 지갑을 잃어버렸다. A씨가 직전에 방문했던 홀리스터 매장을 찾아 내부 CCTV를 확인해달라고 하자 매장 측은 “A씨가 계산 후 지갑을 들고 매장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는 말만 전달했을 뿐 CCTV를 공개하지 않았다.
쇼핑몰 측은 CCTV를 확인해 “지갑을 들고 홀리스터 매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매장 안에서 도난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매장 측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요구에도 “미국 본사의 승인 없이는 (CCTV화면) 조회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음날 재차 확인을 요구한 A씨에게 매장 관계자는 “한국에서 가장 높은 분께 승인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A씨가 “그분과 직접 통화하겠다”고 하자 관계자는 “그분 영어밖에 못 하시는데 (통화가) 가능하시겠냐”고 말했다. 이에 “CCTV는 고객을 위한 게 아니라 저희 손실에 대비해 설치한 것이다. (화면 확인 승인이 된다 하더라도) 원하는 장면은 볼 수 없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매장 매니저는 조선일보에 “CCTV화면은 매장 직원들도 확인할 수 없고,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부서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며 “아시아 지역 담당자는 한국에는 없으며 미국 본사 외에 일본에만 1명 있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에서 찍힌 것을 확인할 수 있는 한국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서 “만약 매장 내에서 큰 사고가 일어난다고 해도 CCTV 확인하는 데 며칠씩 걸릴 수 있다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일부는 “경찰 요구 앞에서도 매장 원칙 운운하는 것은 공권력을 우습게 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아름 대학생기자 jaja1374@kmib.co.kr
손님 모습담긴 cctv 공개 “높은 분 승인”있어야? 네티즌 비난 봇물
입력 2015-07-29 11:16 수정 2015-07-29 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