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축구대표팀의 미겔 에레라(47) 감독이 2015 골드컵 트로피를 품에 안고 돌아온 조국에서 돌연 경질됐다.
멕시코축구협회는 29일 “에레라 감독이 협회의 페어플레이 및 상호존중의 가치를 훼손했다. 성적보다 원칙과 가치가 우선이다”라며 에레라 감독에 대한 해임을 발표했다.
멕시코는 지난 27일 미국 필라델피아주 링컨 파이낸셜 필드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골드컵 결승전에서 3대 1로 승리했다. 멕시코의 10번째 우승이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 주관 대륙대항전인 골드컵에서 멕시코는 한때 미국으로 넘어갔던 판세를 다시 잡았다.
문제는 우승 다음 날인 28일 필라델피아 공항에서 발생했다. 에레라 감독은 멕시코행 비행기 탑승을 준비하던 이 공항에서 멕시코 방송사 아즈테카 TV의 앵커 크리스티안 마르티놀리를 만났다. 마르티놀리는 그동안 멕시코 대표팀을 강하게 비판한 언론인이다.
에레라 감독은 대화 과정에서 마르티놀리의 목 부위를 때리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가 에레라 감독에 대한 해임을 결정한 이유다.
에레라 감독은 2013년 10월부터 멕시코 대표팀을 지휘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조별리그에서 2승1무를 기록하고 네덜란드와의 16강전에서 접전 끝에 1대 2로 석패했다. 1년 만에 열린 골드컵에서 정상까지 밟았지만 폭행 한 번으로 씁쓸한 퇴장을 맞았다.
협회는 후임 감독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2018 러시아월드컵 북중미 예선을 준비하기 위해 지도자 물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멕시코 감독, 북중미 골드컵 우승하고 해임… 왜?
입력 2015-07-29 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