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생존자 이용수(87) 할머니가 2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미 하원 의원회관에서 “내가 역사의 산 증인”이라며 “내가 이렇게 살아있는데 아베 총리는 더 이상 거짓말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미 하원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8주년 기념식에서 “한국과 일본은 이웃나라”라고 전제한뒤 “우리의 후손들과 양국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 할머니는 “어린 나이에 끌려가 전기고문을 당해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며 “200살까지 살아서 (일본 정부로부터)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민주당 마이크 혼다 의원은 이용수 할머니를 가볍게 끌어안으며 격려한뒤 아베 신조 총리를 향해 “역사교과서를 바꾸지 말라”고 경고했다.
연설 도중 ‘위안부’ ‘성노예’를 한국어로 또박또박 말하기도 한 혼다 의원은 “군위안부 문제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여성에 대한 폭력”이라며 “일본 정부가 군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료의원들도 리셉션장을 찾아와 혼다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민주당 애덤 쉬프 하원의원은 “(군위안부 피해라는) 역사의 일부가 일본에 의해 완전히 인정받고 미국인,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이 이해할 때까지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참여센터와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캘리포니아 한국계미국인포럼 주최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서는 위안부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귀향(鬼鄕)’의 축약본이 사전 공개됐다. 이 영화를 만든 조정래 감독은 “타향에서 돌아가신 수많은 소녀들의 영령이 이 영화를 보고 고향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위안부 이용수 할머니, "내가 역사의 산 증인, 아베는 거짓말하지 마라"
입력 2015-07-29 0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