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들 모인 송도국제도시… 중학교 콩나물교실 대책시급

입력 2015-07-28 13:20

‘대한민국 1호’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맹모’들의 교육열기로 인해 중학교 교실마다 넘쳐나는 학생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교육 당국은 경제특구 개발에 따른 인구 유입에 맞춰 학생수가 줄어드는 인천 구도심 중학교를 송도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시의회의 반대로 차질을 빚고 있다.

28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송도국제도시 내 전체 4개 중학교의 학급당 평균 인원은 38.3명에 달한다.

일부 중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가 45명을 넘어서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인천 전체 중학교의 학급당 평균 인원 33.8명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국내 최고 도시를 만들어 주변국의 경제특구들과 경쟁한다는 정부의 야심한 계획에 따라 개발 중인 송도국제도시는 올해 하반기 인구 10만명 돌파가 확실시된다.

시교육청은 송도의 중학교 과밀 학급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2017년 가칭 송도3중을 신설하고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드는 연수구 옥련동의 능허대중을 2018년 송도로 이전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능허대중은 학생 수가 2008년 811명에서 올해 340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같은 지구에 있는 인송중과 옥련중에 신입생 지원이 몰리는 반면 능허대중은 거리가 멀어 매년 신입생이 줄면서 그대로 두면 소규모 학교로 전락하거나 폐교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교육청은 분석했다.

그러나 공립학교 이전을 심의·의결하는 시의회는 최근 시교육청이 제출한 능허대중 이전 안건에 대해 심의 보류 결정을 내렸다.

시의원들은 “구도심 학교를 자꾸만 신도시로 옮기면 구도심 공동화를 부채질할 것”이라며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학생 수가 감소하는 구도심 학교의 활성화 방안을 찾는 게 우선”이라는 논리를 폈다.

시의회는 내년 1월 마무리될 예정인 인천지역 학교 재배치 및 학군 조정 연구용역 결과를 지켜본 뒤 능허대중 이전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을 갖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 경우 올해 하반기에만도 5000가구가 넘게 새로 입주하는 송도의 과밀 학급 해소가 지연돼 교육 여건이 빠르게 악화할 것을 우려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신설은 교육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기간이 오래 걸리고 예산 문제 등으로 추진이 매우 어렵다”면서 “송도의 학생 증가세에 대응하기 위해선 학교 이전이 꼭 필요한 만큼 올해 하반기 시의회에 재상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