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럽게… 이제 대포통장 안써요” 진화한 보이스피싱

입력 2015-07-28 11:22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으로 사기 친 돈을 대포통장 대신 대출을 원하는 사람의 계좌로 받아 챙기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도 김포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인출책 A씨(34) 등 중국동포 2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 등 2명은 지난 5월 18일부터 지난 22일까지 보이스피싱 피해자 3명이 입금한 1억여 원을 불법으로 인출해 이 중 일부를 중국 총책에게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조직은 대출이 필요한 한국인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저금리로 돈을 빌려 주겠다”고 꾀었다.

대출금을 입금 받으면 그 중에 일부를 A씨와 만나 건네주면 된다는 간단한 조건이었다.

B씨(70·여)는 이러한 말에 속아 4500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받아 500만원을 대출금 명목으로 떼고 나머지 4000만원은 A씨 등에게 건네줬다.

알고 보니 이 돈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전화사기에 속은 피해자가 입금한 돈이었다.

대포통장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수법이 알려지자 A씨 등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대출을 가장해 범행에 쓸 통장을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B씨를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해 B씨를 무혐의 처분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통장 명의자가 은행 창구에서 직접 찾을 수 있는 금액이 대포통장을 이용해 ATM 기기에서 찾을 수 있는 돈보다 많다”며 “경찰의 대포통장 단속이 강화하자 보이스피싱 조직이 진화한 방식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포=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