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을 상품화했다” 인천 괭이부리마을 논란 여전… 시민단체 ‘사과 요구’

입력 2015-07-28 11:16
인천 지역의 대표적 달동네인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쪽방촌 모습. 인천 동구가 이곳에 ‘옛 생활 체험관’을 조성하려 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제공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에 ‘옛 생활 체험관’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난을 상품화하려한 관할 동구청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기차길옆작은학교 및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은 28일 인천 동구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흥수 동구청장은 ‘옛 생활 체험관’ 계획으로 자존감에 상처를 입힌 만석동 주민들을 찾아가 정중히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이흥수 동구청장과 오성배 동구자원봉사센터장은 페이스북 발언과 관련, 명예를 훼손한 김중미 작가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 구청장은 동구의회에서 ‘옛 생활 체험관’ 관련 조례가 만장일치로 부결된 지난 13일 오후 11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체험관을 누가 계획하고 추진했는지, 난 그 사람이 누구든지 적당한 기회를 봐서 칭찬하고 격려해 줄 생각이다. 진정 용기 있고 일할 의욕이 있는 직원이기 때문”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어 동구자원봉사센터장을 맡고 있는 오성배 전 복지국장은 “그 마을이 계속 낙후되고 가난해야 영주로서 김 작가의 영향력이 유지되죠. 그 마을이 그만큼 환경이 개선된 것은 공무원들의 치열한 노력 때문”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에 대해 이 구청장은 “정작 가난을 상품화해서 돈을 챙긴 사람? 그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가 봅니다”라고 답글을 달았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들은 “만석동 주민들과 함께 살아왔고 괭이부리마을 아이들의 삶을 문학적 감동으로 승화시켰던 김중미 작가의 15년 전 출간 작품인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가난을 상품화해서 돈을 챙긴 사람?’이라고 희화화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