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원어치 ‘마늘 절도’… 끈질긴 수사 끝에 덜미

입력 2015-07-28 11:06

마늘밭에서 마늘을 뽑아간 것도 모자라 상인이 도매시장에 보관 중이던 마늘까지 트럭으로 몽땅 훔친 5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8일 농산물을 전문적으로 훔친 혐의(절도 등)로 채모(55·상습벌도 등 전과 11범)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채씨는 지난 6월 18일 밤 10시53분쯤 광주 서구 농산물 도매시장 점포 앞에 보관해 놓은 김모(49)씨의 최상품 마늘 10kg 60망, 시가 500만원 상당을 1t 화물트럭에 전부 싣고 가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채씨는 앞서 지난 5월 26일부터 6월 18일 사이 광주 서구 서창동, 풍암동 마늘밭에 재배 중인 마늘 10㎏ 20망, 시가 150만원 상당을 뽑아가는 등 총 10㎏ 80망 시가 650만원 상당을 절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마늘 절도 사건이 빈발하자 지난 6월 19일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이후 피해 신고를 접수한 범죄 발생지 3곳의 진입로 등 80곳의 CCTV 녹화자료를 정밀 분석해 차량 번호 및 피의자 인적사항을 파악했다. 경찰은 검거한 채씨를 통해 거래처에 보관하고 있던 마늘 16망과 범죄에 차량에 사용한 트럭에 싣고 있던 1망 등 시가 170만원 상당을 증거물로 회수했다. 경찰조사결과 채씨는 훔친 마늘을 광주지역 전통시장과 식당 업주들에게 시세보다 싼 가격에 팔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훔친 마을을 사들인 장물업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범위를 넓히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마늘 거래가격이 10㎏ 1망당 9만~12만원으로 비교적 고가라는 점을 노렸다”며 “1개월 이상의 끈질긴 수사 끝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설 당시 채씨는 대상포진을 앓아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