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비 '성폭행 피해' 여성 35명 잡지표지에 공개…비정상적 성행위 증언

입력 2015-07-28 07:15
WKTV 유튜브 캡처

미국 원로 코미디 스타 빌 코스비(78)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35명이 잡지의 표지모델로 등장해 웹사이트가 다운됐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욕매거진은 새로 발간한 27일(현지시간)자에서 서로 비슷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있는 이들 35명의 흑백사진을 표지에 실었다.

아울러 "코스비가 나를 성폭행했다"고 주장하는 이들과의 인터뷰를 게재하고 이 중 6명의 인터뷰 동영상은 웹사이트에 올렸다.

피해 여성들의 연령은 20∼80대로 직업도 슈퍼모델, 웨이트리스, 언론인 등으로 다양하다.

추가 증언을 기다린다는 의미에서 36번째 의자는 비어 있다.

그동안 이 같은 성폭행 피해를 공개로 주장한 여성은 10여 명에 달했다.

그러나 피해자로 거론되는 전체 46명의 여성 중 35명이 자신을 드러내고 집단적으로 성폭행 상황을 묘사하는 등 공개증언을 하면서 전면전에 나섰다.

뉴욕매거진의 웹사이트는 이날 수 시간 동안 다운됐다.

이 잡지는 성폭행 사건의 공개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잡지는 "1960년대에 성폭행은 낯선 사람에 의한 폭력으로 여겨졌다"며 "그러나 (요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이를 거리끼지 않고 말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며, 피해자로서의 입장을 주장하는 것이 그 무엇과도 비길 수 없는 강한 무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보도의 취지를 밝혔다.

피해 여성 중 한 명인 바버라 보먼은 코스비가 자신을 17세 때부터 2년 간 약을 먹이면서 지속적으로 성폭행했다고 주장하면서 "나 스스로에게 '나는 코스비에 성폭행당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누가 내 말을 믿겠냐"고 털어놨다.

1969년 코스비를 처음 알았다는 빅토리아 발렌티노는 코스비가 자신과 친구에게 '기분이 좋아지는 약'을 주면서 그의 아파트로 데려가 "그는 바지 지퍼를 내리고 구강성교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여성들도 인터뷰에서 코스비가 어떤 성적 행위를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코스비는 지난해부터 수십 명의 여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비난과 고소를 당했지만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기소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성폭행하려는 의도로 필라델피아 템플대 전 직원에게 진정제의 일종인 퀘일루드 3알 반을 줬다고 시인하는 발언이 최근 공개되면서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 직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코스비는 2005년 법정에서 이같이 진술했고,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코스비와 이 여성의 변호인이 주고받은 대화 녹취록 사본을 공개했다.

그러나 코스비 사건의 상당수는 1970∼80년대에 벌어진 것이어서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에서는 성폭행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를 두지 않은 주(州)도 많지만 조지아·매사추세츠·워싱턴DC는 15년, 펜실베이니아는 12년, 캘리포니아·콜로라도·일리노이 등은 10년, 메인은 8년, 미네소타는 3년의 공소시효를 두고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