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명물 사자 목 잘린 채 발견…범인은 스페인 사냥꾼?

입력 2015-07-27 23:25
사진= 짐바브웨 국립공원의 인기스타 였던 세실, 가디언 홈페이지·유튜브 영상 캡처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명물 사자가 스페인 사냥꾼에 의해 목이 잘린 채 발견돼 짐바브웨 당국이 범인 추적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출신의 한 사냥꾼은 이 사자가 사는 황게국립공원의 가이드에게 5만 유로(약 6471만원)를 주고 아프리카에서 가장 유명한 사자 가운데 한 마리인 ‘세실’을 공원 밖으로 유인해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살 된 이 수사자는 이 국립공원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 높은 명물로 꼽힌다. 이 사자는 사냥꾼의 화살에 맞은 채 40여 시간을 배회하다가 나중에 목이 잘린 채 공원 외곽에서 발견됐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은 이 사자에 GPS 장치를 부착해 1999년부터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그러다 이 사자가 사냥꾼의 꼬임에 넘어가 공원을 이탈했고 공원 밖에서 화살에 맞았다. 이 사자가 주변을 배회하며 죽어가는 장면을 꾸준히 관찰해 온 사냥꾼들은 나중에 총으로 쏴 살해했다.

짐바브웨 당국은 스페인 출신의 사냥꾼이 세실을 의도적으로 살해한 뒤 목을 베어 간 것으로 보고 그의 행방을 쫓고 있다. 짐바브웨 보호기동팀의 조니 로드리게스는 “짐바브웨의 상징인 세실의 죽음은 비극”이라며 “사냥꾼과 동행한 2명은 체포했지만 그 스페인 출신 사냥꾼의 소재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짐바브웨 전문사냥가이드협회는 소속 직원 일부가 이 사건에 연루돼 있으며 현재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국립공원 내부에서 야생 동물을 함부로 살해하는 것은 불법이라 실행에 옮기기 힘들지만, 동물들을 공원 밖으로 유인해 죽이는 것은 법에 저촉되지 않아 사냥꾼들이 자주 써먹는 수법이라고 전했다.

2007년~2012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자들을 기념물로 여럿 수입한 스페인은 이 기간 450마리의 사자 머리를 수입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이는 같은 기간 100마리를 수입한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많은 양이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