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집단자위권법안 참의원 심의 시작+엄마들 의료계 종사자들 반대 집회, 성명에 나서+여론조사

입력 2015-07-27 17:18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추진하는 집단 자위권 법안에 대한 ‘최종관문’ 격인 참의원(상원) 심의가 27일 시작됐다.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참의원 본회의에 출석해 “정부는 모든 사태를 상정하고 빈틈없는 준비를 할 책임이 있다. 법안은 이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아베 정권과 연립여당(자민·공명)은 수적 우위를 앞세워 9월 27일까지 연장된 정기국회 회기 내에 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유신·공산·사민당 등 야당들은 법안을 결사 저지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나아가는 집단 자위권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연일 높아지고 있다. 전날 도쿄 시부야에서는 ‘집단 자위권 법안에 반대하는 어머니 모임’ 회원들이 모여 “엄마는 전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전쟁의 이유를 만드는 것을 그만두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벌였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참가자들은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오거나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나왔으며 교토, 니가타, 후쿠오카 등 각지에서 약 1500명이 거리로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 간호사 등 의료계 종사자들로 이뤄진 ‘안전보장관련법안에 반대하는 의료·개호·복지관계자의 모임’도 지난 10일 법안 폐기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27일 현재 4000여명이 찬성 의사를 밝혔다고 도쿄신문이 전했다. 신문은 의료 종사자들 사이에서 ‘의료인들이 전쟁을 측면지원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심 이반은 각종 지표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친(親) 아베 성향으로 분류되는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24∼26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9%로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43%)보다 높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TV도쿄와 공동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0%로 지지한다는 응답(38%)을 훌쩍 뛰어 넘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처럼 전례 드문 민심 이반으로 정부와 여당이 큰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