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나카타 어색어색”… 韓日 넘사벽끼리 찰칵!

입력 2015-07-28 00:08
김연아(오른쪽)와 나카타 히데토시 / 올댓스포츠 제공

한국과 일본 체육계에 쓰라린 기억을 서로 남긴 두 개의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만났다. 김연아(25)와 나카타 히데토시(38)가 2015 로스앤젤레스 스페셜올림픽에서 나란히 사진을 촬영했다.

김연아의 소속사 올댓스포츠는 27일 홈페이지(yunakim.com)에 김연아와 나카타가 나란히 앉아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전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로세움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 개막식 환영 행사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행사에는 미국 피겨스케이팅의 전설 미셸 콴(35)도 참석했다. 김연아와 나카타의 만남은 아시아의 동반자이자 영원한 숙적인 한국과 일본 체육계에 특별할 수밖에 없다. 일본 피겨스케이팅은 김연아에게, 한국 축구는 나타카에게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다.

김연아는 생애 두 차례 출전한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차지한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전설이다. 유럽과 북미가 쥐고 놓지 않았던 패권은 김연아의 손에 들려 한때 아시아로 넘어왔다. 이 과정에서 아사다 마오(25), 안도 미키(28), 무라카미 카나코(21) 등 일본 선수들이 김연아에게 대적했다. 하지만 일본 피겨스케이팅은 올림픽에서 김연아를 한 번도 넘어서지 못했다. 김연아의 은퇴로 아시아의 패권은 다시 유럽에 넘어갔다.

나카타는 일본 축구에서 입지적 인물이다. 일본은 1990년대 중후반 나카타의 전성기와 같은 궤적을 그리며 급성장했다. 전술보다 체력과 정신력을 앞세우거나 한국처럼 스트라이커와 스위퍼에게 전력의 대부분을 의존했던 아시아는 나카타의 등장으로 중원 전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한수 아래였던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만든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한일전에서는 나카타에게 전담 마크까지 붙였다.

김연아와 나카타는 현역을 떠나 행정가의 행보를 걷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로스앤젤레스 스페셜올림픽 홍보대사다. 현역 시절에는 치열한 승부 속에서 서로에게 좌절을 안겼지만 장외에서는 아시아 체육계의 성장을 이끌 두 개의 기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