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에덴교회, 9년째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보은예배 현장

입력 2015-07-27 16:45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는 26일 오후 교회 프라미스홀에서 ‘한국전 정전 62주년 기념, 유엔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보은(報恩) 예배’를 갖고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이날 예배에는 미국 캐나다 콜롬비아 등에서 방한한 유엔군 36명을 포함해 국내외 참전용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소강석 목사는 ‘잊지 않겠습니다’(출 12:40~42)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참전용사들은 낯선 이방의 땅에 와서 피와 땀과 눈물을 쏟으며 싸워주셨다”며 “여러분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 목사는 “그 희생에 보답하기 위해 감사와 위로의 자리를 마련했다”며 “이 자리가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사랑과 평화의 징검다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수 입장과 환영 팡파르로 시작한 행사에서는 6·25전쟁과 관련된 다채로운 사연들이 소개됐다. 미국 존 햄필(88·당시 중대장) 예비역 소장과 콜롬비아 디아즈 벨라수(83·당시 육군 하사)씨는 62년 만에 감격의 재회를 했다. 두 용사는 1953년 3월 경기도 연천 천덕산 일대에서 벌어진 ‘불모고지(不毛高地·Old Baldy) 전투’에서 미국과 콜롬비아 연합군 소속의 전우로 참전해 중공군을 막아내는 데 공을 세웠다. 그해 7월 정전협정을 앞두고 한 치의 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생명을 걸고 전장에서 싸우다 귀국한 뒤 처음으로 다시 만난 것이다.

햄필 예비역 소장은 답사에서 “옛 전우를 다시 만나 기쁘다”며 “참전한 모든 국가와 전우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전쟁 뒤 휴전선이 그어졌지만 분명한 것은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는 점”이라며 “한반도 전쟁은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를 지킨 전쟁이었다”고 평가했다.

참혹한 전쟁 중에도 사랑은 활짝 꽃피웠다. 예배를 인도한 이철휘 전 육군 대장이 1953년 3월 전장에 위문공연을 온 할리우드 여가수 셜리 조안(82)을 보고 첫눈에 반해 데이트를 신청하고 6년 뒤 결혼한 루이스 앨런 유뱅크(84·당시 소대장)씨의 소설 같은 이야기를 소개하자 장내에 웃음과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유뱅크 부부는 태국에서 54년째 선교사로 섬기고 있다. 유뱅크 선교사는 “신앙 좋고 마음씨도 고운 아내와 함께 한반도 평화와 선교사의 꿈을 위해 기도하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이 원조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하고 이렇게 발전한 것을 보니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참전용사들은 예배 도중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일어서서 거수경례를 했다. 이들은 동시통역 이어폰을 끼고 예배실황을 끝까지 경청했다. 한 노(老) 용사는 6·25전쟁 때 군복을 입은 자신의 사진을 목에 걸고 참혹했던 전쟁상황을 설명해 듣는 이들을 숙연케 했다.

새에덴교회는 2007년부터 해마다 참전용사를 초청하는 민간 외교활동을 이어왔다. 지금까지 500여명을 초청했고 미국에 건너가서도 2000여명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참전용사들은 30일까지 서울 용산 미8군 본부와 국립서울현충원, 전쟁기념관, 평택 해군2함대 천안함, 가평군 한국전 캐나다참전비 등을 방문한다. 특히 28일에는 1950년 흥남철수작전을 지휘한 미 해병대 에드워드 H 포니 대령의 증손자인 벤저민 에드워드 포니(29)의 안내로 판문점과 도라산전망대를 방문해 평화통일을 기원할 예정이다.

행사 준비위원장인 예비역 해군 제독 김종대 장로는 “해를 거듭할수록 참전용사들이 연로해지고 건강이 나빠지면서 초청에 응하는 숫자가 줄어 가슴 아프다”며 “그분들을 위해 따듯한 정이 듬뿍 담기고 감동이 넘치는 보은행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글·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