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커비 급했나, '오븐' 발언 논란

입력 2015-07-27 16:05
BBC방송 캡처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날드 트럼프의 ‘막말’로 미국 정치권이 떠들썩한 가운데 이번에는 공화당의 또 다른 후보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26일(현지시간) 이란 핵 협상을 나치 가스실에 비유해 더 시끌벅적해졌다고 현지 매체 허핑턴포스트가 전했다.

허커비는 이날 보수 매체 브레이트바트에 출연해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 핵 협상을 통해 이스라엘인들을 오븐의 입구까지 몰아세웠다”고 비판했다. 여기서 오븐이란 유대인들을 숨막혀 죽게 만든 나치의 가스실을 의미한다. 아무리 이스라엘을 두둔하기 위한 비유라 해도 숨 막혀 죽어가는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어서 유대인들조차 발언을 비판하고 있다.

데비 와서먼 슐츠 미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의장은 “허커비의 오븐 발언은 미 정치에서 허용되지 않는 수사법”이라며 “유대인 사회와 미 시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일을 두고 트럼프가 막말로 인기가 치솟자 다른 후보들까지 막말 대열에 끼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허핑턴포스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허커비는 올해 1월만 해도 젭 부시(12.8%) 전 플로리다 주지사, 스콧 워커(8.2%) 위스콘신 주지사에 이어 8.1%의 지지율로 공화당 후보 중 3위였으나, 트럼프가 등장한 최근에는 지지율이 5.6%로 주저앉으며 7위로 밀려난 상태다.

‘오븐’ 발언은 지난해 6월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을 창당한 명예대표 장 마리 르펜이 유대계 예술인과 운동선수를 겨냥해 “오븐에 넣어 구워버리겠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 발언이 인종주의 논란을 부르면서 그는 당원 자격을 정지당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