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린 손목을 찾아라… 비맞으며 도로 누빈 경찰관

입력 2015-07-27 13:22

지난 24일 밤 10시50분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동산리 2번국도 진주방향 동산나들목 근처에서 경찰관 두 명이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를 맞으며 도로 주변 이곳저곳을 뒤지고 있었다.

교통사고를 당한 송모(47)씨의 사라진 왼쪽 손목을 찾기 위해서였다.

마산중부경찰서 진전파출소에서 근무하는 박재주(50)·황규조(58) 경위는 이날 진주~마산을 잇는 2번 국도를 순찰하던 중 도로 갓길에 승용차 한대가 멈춰 선 것을 발견했다.

차 안을 살펴봤더니 송씨가 머리를 핸들에 박고 정신을 거의 잃은 상태로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왼쪽 손목은 절단된 채 피가 쏟아지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일단 119에 연락해 송 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리고 곧바로 사라진 손목을 찾기 시작했다. 차량 내부를 아무리 뒤져도 없었다.

그러던 중 승용차 왼쪽 문짝이 뭔가에 부딛친 흔적이 눈에 띄었다.

송씨가 차를 몰다 교통사고를 낸 후 멈췄을 것이란 판단을 한 두 사람은 도로를 거슬러 올라 교통사고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차가 멈춘 지점에서 200m가량을 올라가자 중앙분리대가 부서진 흔적이 발견됐다.

두 사람은 그 지점을 중심으로 손목을 찾아 도로주변을 샅샅이 살폈다.

시속 100㎞ 이상 속력으로 질주하는 차량 사이를 피하면서 손목을 찾았다. 20여분 쯤 지나 손목을 찾은 경찰관은 비닐봉지에 손목을 담아 곧바로 송씨가 이송된 창원시내 병원으로 달렸다. 송씨를 발견한지 1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두 경찰관의 노고 덕에 송씨는 무사히 손목 접합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비 오는 한밤중 사고 위험을 무릅쓰고 운전자 손목을 끝내 찾아준 두 경찰관 덕분이었다.

두 경찰관은 27일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며 “수술 경과가 좋아 송씨가 아무런 장애를 입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