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여자프로골프 3대 투어인 한·미·일 투어 메이저 대회를 한 해에 석권하며 골프 역사를 새로 썼다.
2위에 2타차 단독 선두로 출발했던 전인지는 26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676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제 16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마지막 3라운드에서 어려운 핀 위치 탓에 보기 4개를 범했지만 버디 3개를 잡아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 합계 8언더파 208타를 친 전인지는 루키 박결(19·NH투자증권)을 3타차로 제치고 ‘골프 여왕’임을 입증했다. 시즌 4승.
지난 5월 일본 메이저 대회인 살롱파스컵과 7월 미국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를 제패한 전인지는 한 시즌 3대 투어 동시 석권이란 전인미답의 진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한해 한·미·일 투어 대회를 석권한 선수는 2008년 신지애뿐이었다. 신지애는 KLPGA 6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3승,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1승씩을 거뒀지만 JLPGA 투어에서는 메이저 우승이 없었다. 지난해 은퇴한 장정(35)이 아마추어 시절인 1997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2005년 브리티시여자오픈, 2006년 일본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3대 투어 메이저 대회를 석권했지만 한 해에 달성하지는 못했다.
우승상금 1억6000만원을 보탠 전인지는 시즌 7억4924만원의 상금으로 2위 이정민(23·비씨카드)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상금 선두를 굳게 지켰다. 대상 포인트 경쟁에서도 선두 이정민을 제치고 선두에 나선 전인지는 다승왕 경쟁에서도 나란히 3승씩을 달리던 이정민과 고진영(20·넵스)을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올 시즌 한·미·일 투어에서 모두 6승을 거둬 총상금 19억2113만원을 벌어들인 전인지는 지난해 김효주(20·롯데)가 한 시즌 수확한 역대 최고 상금(19억5610만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김효주, 허윤경(25·SBI저축은행), 이정민에 이어 상금 4위에 그쳤던 전인지가 올들어 KLPGA 투어 대표 선수로 성장한 데는 미국 무대 진출이라는 뚜렷한 목표의식과 퍼팅 기술의 향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그는 또래인 김세영(22·미래에셋), 장하나(23·비씨카드), 백규정(20·CJ오쇼핑), 김효주가 올 시즌 약속이나 한 듯 LPGA 투어로 떠나자 자신도 내년도 미국 진출을 목표로 엄청난 동계훈련을 소화했다. 초반 LPGA 4개 대회에 출전하며 현지 적응에 나선 전인지는 첫 출전한 US여자오픈을 석권, 1년 시드를 받아내며 내년 미국 진출의 꿈을 이뤘다.
퍼팅 기술의 급성장은 US여자오픈에 앞서 열린 LPGA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 대회 부진이 큰 자극제가 됐다. 초청선수로 출전한 그는 나흘 동안 2m 정도 거리의 퍼팅을 20개 가량 놓치면서 충격을 받았고 이후 스승인 박원 골프아카데미 원장과 함께 퍼팅의 루틴을 바꾸면서 기량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경기당 평균 퍼팅수(30.73개) 36위에 그쳤던 전인지는 올해 29.67개의 퍼팅수로 퍼팅 1위로 올라서는 급반전을 이뤘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전인지, 한 시즌 한미일 메이저 대회 석권 금자탑
입력 2015-07-26 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