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어우러진 평창비엔날레 문화올림픽으로 승화 14개국 작가 50명 참가 7월23일 개막 세계로 나아가자!

입력 2015-07-26 16:52 수정 2015-07-28 11:22
나전칠기 자개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영준 작가
평창비엔날레 로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한호 작가의 작품
박수근 화백 아들 박성남 작가의 나팔 불어 나팔 불어
김호석 작가의 작품
*평창동계올림픽 문화올림픽으로 승화하는 평창비엔날레


비엔날레와 올림픽. 비엔날레는 2년마다 열리는 미술축제 행사이고, 올림픽은 4년마다 개최되는 지구촌의 스포츠 축제이다. 예술과 스포츠는 장르는 각기 다르지만 사람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 예술은 감성과 이성 등 정신적인 것을 매개로, 스포츠는 훈련과 기록 등 육체적인 것을 매개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둘 다 피와 땀의 노력이 동반돼야 함은 물론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승화한다는 취지에서 2013년 시작된 ‘평창비엔날레’ 제2회 행사가 강원도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생명의 약동’이라는 주제로 지난 7월 23일 평창 알펜시아에서 개막해 12월 6일까지 17개 장소에서 215일간 진행된다. 자연과 어우러진 미술행사로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문화적 관광산업의 토대를 구축하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개막식에는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황효창 조직위원장, 길종갑 운영위원장, 이재언 예술감독 등 관계자, 김영준 작가와 한호 작가 등이 참석했다.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생명의 약동’(앨랑 비탈)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주제전에는 강요배, 김영준, 이재삼, 이이남, 한호 등 한국작가 28명, 미아오샤오춘 우쥔용 등 중국, 일본, 브라질, 미국, 영국, 멕시코, 프랑스, 독일 등 13개국 22명의 외국작가를 포함, 국내외 작가 50명(14개국)이 참가해 회화, 조각, 미디어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홍보대사 자처한 나전칠기 자개 작업 김영준 작가


참여 작가 가운데 김영준(56) 옻칠명인은 홍보대사를 자처하며 지난 주말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김 명인은 원형의 화면에 자개를 이어붙인 나전칠기 작품 10여점을 출품했다. 증권사의 잘 나가던 애널리스트 출신인 김 명인은 10여 년 전 가구공장을 하던 친구의 영향을 받아 나전칠기를 공부하면서 자개의 빛과 옻칠에 매료돼 제2의 인생을 열었다.

사라져가는 자개를 회화예술로 끌어올린 공로로 2007년 대한민국 신지식인에 선정되고, 2010년 옻칠분야 명인이 됐다. 2007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그의 작품을 샀다. 빌 게이츠 회장은 이듬해 한국을 방문할 때 MS의 게임기를 담는 박스를 주문했고, 김 명인은 매화와 나비 무늬가 새겨진 자개옻칠 박스를 제작했다. 이는 빌 게이츠 회장이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김 명인은 “비엔날레는 평창올림픽을 문화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휴가철을 맞아 관람객들이 자연과 어우러진 평창비엔날레를 찾아 피서도 하고 작품도 감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비엔날레가 국내 행사에 국한되지 않고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유럽과 중국 등 해외 순회 전시도 필요하다. 강원도의 적극적인 의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호 작가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을 추모하고자 이들의 못다 이룬 꿈을 형상화한 ‘영원한 빛-비몽’을 선보인다. 한 작가는 “침몰된 배의 형상이 수백 개의 모빌 형상으로 파편처럼 공간을 떠다니고, 그 모빌의 형상은 아이들의 꿈을 의미한다”며 “하늘의 별이 된 소년소녀에게 바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작품 아래 놓인 우물 같은 빛의 공간은 바닷 속 깊이 잠긴 세월호를 연상케 한다.

배우 김영호가 평창비엔날레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10여 년간 사진 작업을 해 온 김영호는 단체 기획전에 참여하고 개인전을 연 적도 있다. 주제전에 그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사진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 홍보대사로 위촉돼 기쁘다”면서 “힘닿는 데까지 올해 평창 비엔날레와 2018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홍보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양한 특별전과 순회전시 풍성


용평리조트 드래곤플라자에서 열리는 특별전 ‘포스트 박수근’은 양구 출신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의 예술정신을 계승하고자 작가 52명의 작품으로 태백, 정선, 강릉, 원주, 평창, 영월 등지에서 순회전을 이어간다. 박수근의 아들 박성남 작가 등이 작품을 내놓았다. 특별전 ‘DMZ 별곡’에선 비무장지대를 네 차례 방문한 작가 26명이 이때 받은 영감으로 제작한 작품을 보여준다.

작가들은 올해 진부령미술관, OP초소, 통일전망대, DMZ박물관, 평화의 댐, 백마고지 등을 다녀왔다. 긴장과 대치를 넘어 평화를 갈망하는 마음과 자연생태계의 보고인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그림과 사진, 영상에 담았다. 관광객과 지역주민의 예술 향유를 위해 8월부터 12월초까지 평창 용평리조트, 정선터미널 문화공간, 원주테마파크, 태백·영월·평창 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순회전을 연다.

강원 출신 작가 22명이 참여하는 ‘힘 있는 강원’이라는 제목의 특별전이 마련되고 문화예술과 축제가 함께하는 아트마켓 ‘GIAX 페어’도 펼쳐진다. 대관령국제음악제(7월 14~8월 6일), 평창스페셜뮤직페스티벌(8월 7~11일), 춘천막국수축제(8월 25~30일), 평창효석문화제(9월 4~13일), 정선아리랑제(10월 9~12일) 등 축제도 끊이지 않는다.

한여름 휴가철에는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일부 행사장을 순회하는 셔틀버스가 운영된다. 평창 비엔날레 측은 “기존 문화시설과 일상생활 속 친근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문화 콘텐츠와 자연 관광자원의 결합을 꾀하려 했다”고 말했다. 휴가철을 맞아 피서도 하고 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근처 3700m에 달하는 곤돌라를 타고 바람산으로 오르는 것도 좋은 예술체험이 되지 않을까.

평창=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