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약진한 업체는 중국 화웨이로 나타났다. 지난해 혜성처럼 나타나 주목을 받은 샤오미는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탄탄한 기술력을 가진 화웨이는 기세를 높이며 국내 업체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7320만대로 1위를 유지했다고 26일 밝혔다. 1위를 지키기는 했지만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올해 21.7%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8%(7490만대)보다 2.3% 포인트 하락했다. 상위 5개 업체 중 역성장을 한 건 삼성전자밖에 없다.
상위 5개 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건 화웨이였다. 지난해 6.7%로 3위를 차지했던 화웨이는 올해 8.9% 까지 점유율을 높였다. 출하량은 2020만대에서 2990만대로 48.1% 껑충 뛰었다.
화웨이는 최근 상반기 실적 발표를 통해 휴대전화 부문 매출이 지난해보다 87% 증가한 7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고가 스마트폰 출하량은 70% 증가했다.
이는 단순히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우는 중국 업체들과 달리 화웨이의 탄탄한 기술력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988년 설립된 화웨이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통신장비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화웨이는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 분야에 투자할 정도로 원천 기술 개발에 관심이 많다. 화웨이는 지금까지 약 3만9000건 가량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화웨이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을 직접 개발해서 사용한다. 전 세계 스마트폰 업체 중 AP를 직접 설계하는 곳은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정도다.
다른 중국 업체들이 특허 문제로 해외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화웨이는 특허와 관련해서는 걸림돌이 거의 없다. 화웨이는 중국 시장 외에 유럽, 아프리카, 태평양, 중동 지역 등에서도 지난해보다 40% 이상 스마트폰 판매가 늘었다. 보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는 샤오미 등 후발 업체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내며 압박을 하고 있다. 중국 내 스마트폰 특허의 70%는 화웨이와 ZTE의 것이다. 화웨이는 국내에도 통신 장비를 공급하고 있고 LG유플러스를 통해 스마트폰도 출시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2분기보다 29.4% 출하량이 늘어나 점유율 5.3%로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당초 기대했던 수치에는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샤오미는 올해 1억대를 목표로 세웠는데 상반기에 3470만대에 그쳤다. 애플은 아이폰6의 인기로 14.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를 지켰다.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화웨이 등 추격자들과 격차를 벌이기 위해선 갤럭시 노트5 등 신제품이 중요한 승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패블릿’(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이 크기의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스마트폰 시장의 다크호스 화웨이…국내 업체 추격
입력 2015-07-26 1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