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지는 25일 밤 일본 도쿄 아리아케 콜리세움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로드 FC 024 인 재팬 여성부 계약체중 45㎏급에서 시나시에게 2라운드 4분53초 만에 테크니컬녹아웃(TKO) 패배를 당했다. 무려 9분53초나 싸웠다. 갑작스럽게 차출됐지만 학업을 병행하면서 4교시를 마친 뒤에서야 훈련에 매진할 수 있었던 이예지의 부족한 훈련량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다.
“킥복싱과 유도로 쌓은 실력을 보여드릴게요.”
“어쩌면 좋아~ 다 나만 봐~”
“예쁜 건 어떻게 알고… 히히!”
“악! 이 아줌마 왜 이렇게 세요.”
“분하다. 오늘의 패배는 잊지 않겠다.”
링으로 들어서면서 지었던 밝은 미소는 경기를 마치고 사라졌다. 눈은 붓고 볼엔 피멍이 들었다. 눈매는 날카롭게 변해 있었다. 평범한 여고생의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되레 삼촌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격투기 팬들은 26일 SNS에서 “귀여운 얼굴 뒤에 악바리가 숨어 있었다” “싸우기 전에는 아이돌, 싸운 뒤에는 파이터다. 변화가 무섭다” “삼촌 팬들의 마음을 녹이는 외모와 실력을 겸비했다”며 박수를 보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사진=로드 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