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서해 연평도에서 불과 4.5㎞ 떨어진 무인도 갈도에 122㎜ 방사포 4문을 배치한 데 대해 우리 군 고위관계자는 26일 “매우 이상한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갈도 섬 전체가 연평도에 배치된 우리 군 화력의 직접적 타격권에 있는데도 122㎜ 방사포를 움직일 수도 없도록 배치한 것은 표적을 자초하는, 군사적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는 뜻이다.
군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북한군 122㎜ 방사포는 이동식이어서 위치를 재빨리 식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섬(갈도)에 고정된 표적은 사정이 다르다”면서 “움직이지 않는 섬에 고정 배치된 방사포를 격파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와 같다”고 말했다.
2013년 5월부터 연평도에 배치된 스파이크 미사일은 20㎞ 떨어진 표적(3.2m×2.5m)을 정확하게 명중할 수가 있어 갱도 안에 배치된 해안포와 방사포를 격파할 수 있다.
군 당국은 방사포 배치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3년 9월 김정은이 갈도 인근 장재도와 무도를 시찰한 이후에 갈도 공사가 시작됐다는 점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상대편이 마음만 먹으면 때릴 수 있는 곳에 방사포를 배치하는 것에 대해 북한군 지휘관들도 불만이 있을 것”이라며 “김정은의 즉흥적인 지시가 없으면 불가능한 것으로 참 이상한 전술”이라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군사적으로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북한군 최전방 무기배치 사례는 더 있다.
북한은 2012년 5월부터 MI-2, MI-4, MI-8 등 50여 대의 공격헬기를 서해 백령도에 인접한 공군기지 2곳에 배치했다.
헬기는 저공비행하는 특성을 갖춘 무기이기 때문에 상대편의 화력에 상당히 취약한 단점이 있다. 공군 전투기가 10여분이면 출격해 무차별 폭격할 수 있는 거리의 비행기지에 헬기 50여대를 배치한 전술적으로 맞지 않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군 관계자들은 북한군의 이런 사례가 즉흥적인 지시가 몸에 밴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 집권 이후 두드러진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갈도 배치 北방사포는 표적 자초, 김정은의 이상한 전술” - 군 관계자
입력 2015-07-26 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