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갑작스레 IS, PKK와 2중 전쟁 돌입

입력 2015-07-26 11:32
YTN 유튜브 캡처

터키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터키 내 쿠르드족 자치를 내건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모두와 본격적으로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자칫 IS 격퇴보다도 PKK와 더 큰 싸움에 휘말려들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PKK는 즉각 터키 정부와의 휴전이 무효라고 발표했다. 다만 터키의 IS에 대한 공격 동참으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연합전선의 대IS 격퇴전략이 한층 힘을 받게 됐다.

특히 IS는 시리아-터키 국경을 통해 조직원과 전쟁 물자를 조달받아왔기 때문에 터키의 IS에 대한 전쟁 선언으로 외국인 대원이나 물자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터키는 25일(현지시간) 시리아 영공에 진입해 3차 IS 공습을 단행하는 등 IS 격퇴전의 선봉에 섰으며 시리아 북부에 IS 안전지대를 설정하기로 미국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는 또 PKK와 휴전 3년 만에 처음으로 이라크 북부의 PKK 기지를 공습해 PKK와의 전쟁이 재개됐다.

PKK는 미국의 IS 격퇴전 파트너인 시리아 쿠르드와 밀접한 관계로 미국의 시리아 IS 격퇴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터키는 전날 새벽 처음으로 시리아 내 IS 기지를 공습한 데 이어 전날 밤에는 처음으로 전투기가 시리아 영공에 진입해 IS를 폭격했고 이날 낮에도 3차 공습을 벌였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터키를 겨냥한 테러 조직의 모든 시설이 파괴될 때까지 작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이지만 미국과 달리 IS 공습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지난 23일 터키군 1명이 IS의 총격으로 사망한 이후 강경 대응으로 돌아섰다.

터키는 전날 밤 PKK가 휴전을 선언한 지 3년여 만에 처음으로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 영토인 칸딜산의 PKK 기지를 공습한 데 이어 이날 2차 공습도 감행했다.

다부토울루 총리는 이날 2차 공습과 포격을 발표하며 “마수드 바르자니 KRG 수반에게 PKK 공습을 설명했고, 바르자니 수반도 터키가 PKK를 공격할 권리가 있다고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PKK와 전쟁에 나선 것은 지난 20일 남부 수루치에서 IS 조직원인 터키 대학생의 자폭테러로 쿠르드 세력과 가까운 사회주의자청년연합(SGDF) 회원 등 31명이 사망한 이후 PKK가 터키 경찰과 군을 공격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PKK는 수루치 테러는 정부가 그간 IS를 방조했기 때문에 벌어졌다며 터키 동부에서 군과 경찰에 총격과 폭탄공격을 잇따라 벌이고 있다.

PKK는 지난 22일 샨르우르파주 제이란프나르에서 경찰관 2명을 총을 쏴 죽였고 23일 디야르바크르에서도 경찰관 2명에 총격을 가해 1명이 사망했다. 전날에도 PKK가 디야르바크르 경찰서를 폭탄으로 공격해 경찰관 7명이 부상했다.

정부가 PKK 기지를 공습하자 PKK는 이날 성명을 내고 휴전은 의미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수감 중인 압둘라 외잘란 PKK 지도자는 지난 2013년 3월 자치를 위한 무장항쟁 30년 만에 휴전을 선언했고, 지난 2월에는 조직원에 무장을 해제하라고 요구하는 등 정부와 평화협상에 주력했지만 전날 공격을 계기로 사실상 전쟁이 재개됐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